이재명 "민주당 DJ의 길 가야"..박용진 "어대명은 패배의 길"

박광연 기자 2022. 7. 1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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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출마 첫 행보로 김대중 묘역 찾아 민생·통합 이미지 부각
경쟁 후보 "이 당선 땐 당 분열"..박지현 후보 등록 끝내 무산
청소노동자들과 대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대표 출마 선언 다음날인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 창고에서 청소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당대표 출마 선언 후 첫 행보에서 ‘민생과 통합’을 강조했다. 대선 후보 출신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앞세웠다. 다른 경선 주자들의 후보 단일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의원의 과제로 꼽힌다.

이 의원은 서울 서대문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창고에서 청소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청소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자 일부 재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회적 갈등이 발생한 곳을 찾았다. 이 의원은 “(노동자들이) 최저임금보다 20원 더 달라고 요구했더라. 학교 측은 10원을 더 주겠다고 하던데 참 가혹한 현실”이라며 “힘겨운 민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청소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은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에 정치권이 좀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국립서울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통합의 정신으로 수평적 정권 교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방명록에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으로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참배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한 야당 대표로 민주당을 서민과 중산층의 당으로 바로 세우고, 위기 극복 총사령관으로서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이겨낸 김대중 대통령의 길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생’과 ‘통합’ 행보를 통해 대선 후보 출신의 리더십을 선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 삶을 돌보는 데 집중하고, 이를 위해 통합에 앞장서는 당대표가 되겠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통합 메시지는 이 의원이 집중 견제받는 당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용진 의원은 부산 명지시장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 ‘어대명’이라는 절망적 체념은 패배로 가는 낡은 길”이라고 주장했다. 설훈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분열이 일어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라고 했다.

이 의원에 맞설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도 나오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 의원과 다른 후보의 일대일 구도로 선거가 이루어진다면 ‘어쩌면 이재명’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어대명’ 구도에서 경쟁 후보와 팽팽한 결과가 나오면 승리해도 리더십에 상처가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압도적인 득표율로 ‘확대명’ 결과를 만들어야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의원 측 구상이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전당대회 예비후보자 등록신청하는 곳을 찾아 당대표 예비경선 후보 등록에 나섰지만 민주당이 피선거권 자격 미비로 서류 접수를 거절하면서 등록이 무산됐다. 박 전 위원장은 “파쇄하든지 접수하든지 그건 당에서 처리할 일”이라고 말한 뒤 서류 봉투를 놓고 떠났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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