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지지율 하락' 국면 전환 꾀하려 '파업 옥죄기' 총력전
파업을 ‘불법행위’로 규정
동시다발로 강경대응 천명
윤 정부 노·정관계 시험대
실제 공권력 투입 여부엔
“구체적 확인 단계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18일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파업을 두고 동시에 노동조합 압박을 본격화했다.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친기업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온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성이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계기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노동 의제에 여권이 총력전에 돌입하며 국면 전환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에 동시다발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메시지 방점은 기업의 경제적 피해를 강조하고 파업 사태를 “불법행위”로 못 박아 부각하는 데 맞춰졌다.
윤 대통령은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언급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권의 기본 인식을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한 5개 관계부처 장관 공동 담화문에는 “불법점거” “불법행위” “철지난 폭력·불법적 투쟁방식” “명백한 위법” 등 노조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13차례 담겼다.
정부는 담화문에서 “(이번 파업은) 일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불법행위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동료 근로자 1만8000여명의 피해와 희생을 강요하는 이기적 행동”이라며 “명백한 위법이며 재물손괴 등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적이고 폭력적이고 투쟁 일변도인 노조활동” “막무가내식 떼쓰기” 등의 표현으로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노총에 화살을 돌려 “민주노총이라는 거대권력을 앞세워 원칙을 흔들면 안 된다”고 했다.
노조 파업에서 불법행위 여부를 우선 판단 잣대로 삼고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의 노사관계 대응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가 밝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엔 “노조의 불법파업 등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민주노총을 더불어민주당과 결탁한 ‘부패세력의 한 축’으로 보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윤석열 정부 노·정 관계를 가늠하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때도 윤 대통령은 “법을 위반해 폭력을 행사하는 건 법치국가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원칙적 대응’ 기조를 밝혔다.
이번엔 실제 공권력 투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공동담화문에 “불법적인 점거 농성을 지속한다면 정부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것도 이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권력 투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구체적인 단계를 확인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권의 총력전으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 안보 이슈로 충돌하던 정국에서 전선이 넓어졌다. 민주당은 “불합리한 원·하청 구조와 하청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이수진 원내대변인 브리핑)고 여권을 비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동계 “책임 전가하며 투쟁 종료 겁박”…공권력 투입 땐 즉시 총파업 돌입 밝혀
- “힘 없는 노동자 향한 칼날…법·원칙 지키며 파업 계속”
- 윤 대통령, 대우조선 파업에 “불법” 낙인
- 민주당 의원 ‘특검’ 주장하며 끼어들자 권영진 “저거 완전 쓰레기네”
- 조국 “보수의 아성 부끄럽지 않게…대구부터 윤석열·김건희 심판해 달라”
- 박수홍♥김다예, 신생아 촬영 직원 지적→삭제 엔딩…여론 의식했나
- 소식 끊겼던 47살 ‘보이저 1호’···NASA, 43년 동안 사용않던 송신기로 교신 성공
- [단독]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일었던 양평고속도로 용역 업체도 관급 공사 수주↑
- 유승민 “윤 대통령 부부, 국민 앞에 나와 잘못 참회하고 사과해야”
- “부끄럽고 참담” “또 녹취 튼다 한다”···‘대통령 육성’ 공개에 위기감 고조되는 여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