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 주도 반도체동맹 참여했다간.." 중국의 엄포?

강경주 2022. 7. 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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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공급망 동맹(칩4)에 한국이 참여할 경우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업체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가 주장했다.

칩4 동맹은 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는 미국의 주도 아래 반도체 생산 강국인 한국·일본·대만을 묶어 4개국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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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 논평
"한국 반도체의 중국 시장 점유율에 영향"
업계 "한국 정부, 美 요구 거부할 가능성 낮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공급망 동맹(칩4)에 한국이 참여할 경우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업체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가 주장했다.

'칩4' 동맹은 한·미·일과 대만의 반도체 협력을 확대하고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꺼내든 구상.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18일 논평 격인 'GT 보이스'를 통해 "미국의 정치적 압력 아래에서 한국이 (칩4 동참 요청에 대해) 어떤 답을 할지 미지수지만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임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 690억달러(한화 약 90조8000억원)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이 48%를 차지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를 인용, 한국 정부가 칩4 참여 결정을 주저하는 이면에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0/뉴스1


그러면서 "한국은 칩4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분열을 초래하는 데 목적이 있는 소규모 정치 집단이며, 산업망에 거의 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중국이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신뢰할 수 없거나 예측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한다면 그것은 중국에 반도체 독자 생산의 시급한 필요성을 의미할 것이기에 한국 반도체의 중국 시장점유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 지역의 산업망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으로 혜택을 볼 국가는 없기 때문에 지금은 지역 경제 주체들이 미국의 디커플링 전략을 따르기보다는 협력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에게 "지난 3월 제안했던 칩4 동맹 첫 회의에 대한 참석 여부를 8월까지 알려달라"고 했다. 칩4 동맹은 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는 미국의 주도 아래 반도체 생산 강국인 한국·일본·대만을 묶어 4개국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카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시안(西安)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을 현장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5.18


칩4에는 중국이 빠져있어 사실상 미국이 중국을 반도체 산업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해 중국을 견제하고 차세대 기술 패권을 쥐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일본과 대만은 칩4 동맹에 적극적이지만 한국은 입장이 조금 다르다. 중국이 국내 반도체 업계가 포기하기 힘든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대만이 동맹에 포함됐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 칩4 동맹에 참여할 경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처럼 중국이 경제 보복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칩4 동맹을 바라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속내도 복잡하다. 중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상당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은 39%로, 홍콩까지 합하면 60%에 달한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아무리 커도 미국 측 요구에 한국 정부가 거부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 않겠느냐"면서 "미국은 중국보다 더 중요한 시장인 데다, 반도체 원천 기술과 장비 등에서 대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D램 팹. /SK하이닉스 제공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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