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회담.. 박진 "'현금화' 전에 해법 도출 노력"(종합)

노민호 기자 2022. 7. 1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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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판결 문제 조기 해결 필요".. 민관협의회 활동 소개
한반도 정세 평가 공유.. "北도발 대응 한일·한미일 협력 강화"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외교부 제공) 2022.7.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우리나라와 일본의 외교장관들이 18일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에 따른 양국 간 갈등에 대해 "조기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외교부는 박진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이 이날 일본 도쿄 외무성 이쿠라(飯倉)공관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 및 업무만찬을 통해 "양국 간 현안 문제 및 공동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특히 "강제징용 판결 관련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일본제철, 그리고 같은 해 11월 미쓰비시(三菱) 중공업을 상대로 각각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 또는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그간 '강제동원 피해자 등에 대한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한국 정부에 제공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며 우리 대법원의 해당 판결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온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해당 일본 기업들 또한 강제동원 피해자 측과의 배상 협의에 응하지 않았고, 이에 피해자 측에선 일본 기업들의 국내 자산 압류 및 매각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해왔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올 8~9월쯤으로 예상되는 해당 일본 기업들의 국내 자산 매각에 관한 법원 결정에 앞서 한일 양국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 등을 모색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지난 4일부터 외교부와 강제동원 피해자 측 관계자 및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 운영 중이다.

외교가에선 일본 전범기업들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실제로 진행될 경우 가뜩이나 악화된 한일관계가 파국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8일 오후 일본 도쿄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회담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2022.7.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와 함께 박 장관은 이날 회담 및 만찬에서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과 취지에 따라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가자"고도 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가 채택한 것이다.

당시 일본 측은 이 선언에서 과거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한 데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를 문서화했으며, 이는 이후 양국관계 발전의 중요 토대가 됐단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정부 일각에선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같은 형태로 한일 양국 정상이 관계 개선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단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박 장관은 또 이날 회담에서 최근 Δ김포~일본 하네다(羽田) 국제공항 간 항공편 운항 재개 Δ상대국 방문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격리면제 등 한일 간 인적교류 복원을 위한 조치가 이뤄진 점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비자면제 등 교류 재활성화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 정비를 위해 계속 노력해가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아래 양국이 지역·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가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두 사람은 또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는 동시에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유연하고 열린 외교적 접근을 추진해 가기 위해" 한일 및 한미일 간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이날 회담에 앞서 지난 8일 참의원(상원) 선거 지원유세 도중 총격에 숨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 대한 조의를 표시하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하야시 외무상의 리더십 아래 일본 국민들이 아베 전 총리 별세에 따른 충격과 슬픔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일본에 도착한 박 장관은 오는 20일까지 현지에 머문다. 박 장관은 19일엔 기시다 총리를 예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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