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피해자가 성중독? JMS '엉터리 진단서'로 조사 요구한 경찰
추적보도 훅입니다. 이 문서는 JMS 정명석 총재 측이 경찰에 보낸 '심리보고서'입니다. 저희 뉴스룸이 연속 보도하고 있는 '성폭력 의혹'의 피해자에 대한 겁니다. 피해자가 정신이상자, 성중독자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도대체 이런 진단, 누가 어떻게 내렸는지 추적해봤습니다. 실체가 불분명했습니다.
오승렬 피디입니다.
[기자]
JMS 정명석 총재는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0년을 복역하고 2018년 만기 출소했습니다.
지난해 9월, JMS 월명동 성전에서 녹음된 파일엔 정 씨의 또 다른 성폭력 정황이 담겼습니다.
[정명석/JMS 총재 (2021년 9월) : 그리고 막 미치고 막 소리 내는 게 좋아, 남자는… 하나님, 하나님, 감사, 감사, 하나님, 주여, 주여 막 그래야지 가만히 있으면 안 좋아. 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그렇게 그런 여자를 좋아해.]
올해 3월, 피해자 A 씨 고소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정작 정명석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JMS 측은 A 씨가 원래 문란한 사람이라며 2차 가해를 하고 있습니다.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측 관계자 : 항상 뭐냐 하면 성행위를 생각하고 그다음에 총재님도 그런 대상으로 생각하고… 어렸을 때부터 성적인 호기심으로 자위행위나 또 근친상간, 그리고 동성애…]
그런데 A 씨만 다섯 차례 조사한 경찰은 최근 A 씨를 또다시 불렀습니다.
프로파일러, 즉 범죄심리분석관을 투입해 정신 상태를 조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JMS 측이 경찰에 제출한 2건의 '심리분석 리포트'가 근거가 됐습니다.
리포트는 A 씨의 일기장과 메모, 편지를 분석한 결과, '성중독', '환각과 망상' 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A 씨를 만나지도 않고 작성한 겁니다.
[안도연/한신대 심리학과 교수 : 대상자를 보지 않고 자신의 전체 이야기 맥락을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진단을 내린다는 것은 굉장히 좀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그냥 할 수 있는 경험들조차도 이것을 어떤 정신병리적인 용어를 붙여서 이게 문제다라고…너무나 과도하고 지나친 해석이죠.]
다른 전문가들의 판단도 비슷했습니다.
과학적 근거도 없고, 논리적 비약도 심각하다는 겁니다.
리포트 작성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공대 교수로 돼 있습니다.
교육심리학 박사이지만, 의학적 정신건강 진단 자격과는 거리가 멉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과대 교수 : 제가 지금 잠깐 다른 데를 지금 가봐야 돼서 제 이메일을 한번 다시 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해당 교수는 취재진의 전화를 끊은 뒤 아직 이메일 문의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보고서를 만든 심리상담소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서울 OO심리상담소 : 저는 안 한 것 같아요. 이름도 일단 처음 듣는 이름이고요.]
같은 이름의 다른 지역 상담소에도 물어봤습니다.
[대구 OO심리상담소 : 그거는 할 수가 없는 거죠, 네. 허락이나 본인의 요청이 아닌데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취재진은 전국의 상담소를 수소문했지만, 보고서를 썼다고 밝힌 곳은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JMS 측 자료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프로파일러 조사부터 추진된 것입니다.
충남경찰청은 "피해자 변호사와 협의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본인이 거부해 프로파일러 면담은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주중 정명석 씨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정 씨가 조사에 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화면출처 : CTS뉴스·유튜브 '바른미디어'·palmTV)
(VJ : 최준호·장지훈·김민재 / 영상디자인 :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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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보도] 기독교복음선교회 관련
본 방송의 지난 7월 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총재의 성폭행 혐의 관련 연속 보도에 대해 교회 측에서 "정명석 총재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으며, 녹취파일 전체 맥락 상 발췌 보도된 정 총재의 발언 부분은 성폭력 정황이 아닌 선교회의 교리를 설명하려는 취지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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