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 뽑기 위해 재공고"..대구 고교 야구부 감독 채용 비리 의혹
[KBS 대구] [앵커]
최근 경북대 교수 채용 비리 사건으로 교수 3명이 기소된 가운데 유명 야구부가 있는 대구의 공립 고등학교에서도 감독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학교 측이 특정 감독을 뽑기 위해 유리한 전형을 만들었다는 논란이 학교 안팎에서 강하게 일고 있습니다.
안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대구의 한 공립고등학교는 1년 계약직 야구부 감독 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지원자는 기존 감독이었던 A씨와 강기웅 전 삼성 프로야구 선수.
배점 기준은 선수 경력과 개인 수상실적 등인데, 고교와 대학 때부터 홈런과 타점, 도루상을 휩쓴 강 전 선수는 수상실적에서 앞서며 전체 점수가 A씨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합격자 발표 하루 전, 학교 측이 돌연 채용 절차를 중단시켰습니다.
[채용 심사위원/음성변조 : "(강기웅 씨가) 면접에서 1점 이겼고, 서류에서 2점 이겼어요. 사인하고 마무리 해야 되는데 안 하시더라고. 학교 측에서 원하는 결과가 안 되니까..."]
일주일 뒤 학교 측은 감독 채용 공고문을 다시 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배점 항목에서 개인 수상실적이 빠진 겁니다.
그 사이 A씨가 홀로 감독직에 지원했고, 결국 합격했습니다.
강 전 선수와 심사위원 일부는 학교 측이 A 씨를 뽑기 위해 무리하게 배점 기준을 바꾸고 재공고를 냈다며 채용 비리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강기웅/前 삼성 프로야구 선수 : "결과는 어떻게 나왔느냐 물어봤더니 제가 앞섰다고 하니까 더 황당한 거예요. 내가 서류상 문제가 있다든지, 부정이 있었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전혀 없고..."]
학교 측은 절차상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A씨를 뽑기 위한 편법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개인적으로 합격시키고자 했다 그런 건 없습니다. (지난 채용엔) 없던 항목(개인 수상실적)이 갑자기 들어가고 이런 것 때문에..."]
그런데 채용된 A씨는 지난해 KBS가 집중 보도한 야구부 학폭 사건과 관련해 교육청의 '경고' 징계를 받은 감독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구 교육청은 해당 고교의 채용 과정을 점검해 문제가 확인되면 감사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안혜리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현정·인푸름
안혜리 기자 (pot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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