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갈등]① 'LNG발전소 건립 논란' 경남 곳곳 몸살, 이유는?

이대완,배수영 2022. 7. 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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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KBS는 이번 주 에너지 대전환기를 맞아 전기 공급을 위해 희생을 강요당했던 지방의 피해와 정부 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을 심층 보도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액화천연가스, LNG발전소 건립이 예정된 경남의 자치단체와 발전사업자, 주민들의 갈등을 짚어봅니다.

먼저, 심층기획팀 이대완 기자와 정부 정책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정부가 환경파괴 시설로 지목된 석탄발전소 절반을 퇴출하고 LNG발전소로 바꾸겠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석탄발전소는 전기 생산량이 가장 많고, 또한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발전원입니다.

이 지도는 현재 운영 중인 석탄발전소 전국 현황도인데요,

올해 기준 모두 57기인데, 보시는 것처럼 인구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남과 충남, 강원 해안가를 중심으로 모여 있습니다.

정부는 2년 전 이 석탄발전소 가운데 노후화 정도가 심한 30기를 2034년까지 완전히 폐쇄하는 대신, LNG발전소 24기를 신규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기존의 석탄발전소 자리에 LNG발전소를 다시 짓겠다는 건가요?

[기자]

합천과 함안처럼 새로운 터를 마련해 LNG발전소를 짓는 곳도 있지만, 정부의 큰 그림은 기존 석탄발전소나 그 주변에 대체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야 고압송전선로 추가 건립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래서 기존에 석탄발전소가 많던 경남과 충남에 LNG발전소 교체 계획이 집중된 거군요,

[기자]

네, 그 중에서도 경남의 추진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지은 지 30년이 가까이 된 삼천포 3,4호기 같이 환경 저감 시설이 현재 기준에 맞지 않는 오래된 석탄발전소가 많기 때문인데요,

현재 5곳이 예정돼있는데, 모두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극심합니다.

배수영 기자가 현장 취재한 보도를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550MW급 LNG발전소가 들어설 함안 군북산업단지 예정지입니다.

함안군과 한국중부발전이 보령화력 6호기 폐쇄에 이은 LNG 대체건설로 2025년까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큽니다.

[조준규/LNG발전소 건립 반대 주민 : "지상권을 가진 사람도 대체로 제대로 보상도 책정이 제대로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계속 반대하고 있습니다."]

삼천포발전본부 3·4호기를 대체할 LNG발전소가 들어설 고성군 하이면, 애초 대구에 건설될 예정이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돼 한국남동발전이 발전공기업 처음으로 자치단체 공모방식을 통해 선정했습니다.

주민들은 LNG발전소도 석탄 대비 40%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등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합천군도 마찬가지입니다.

LNG발전소가 들어설 쌍백면과 삼가면 주민들은 유치 서명부 조작 의혹으로 합천군을 경찰에 고발하고,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하겠다며 반대 운동을 펴고 있습니다.

[홍근대/LNG·태양광발전단지 반대투쟁위 홍보국장 : "사는 지형 자체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오염물질, 공기의 흐름이 정체되는 상황이 많습니다. 산 속에 LNG화력발전소는 맞지 않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경남환경운동연합 등 9개 시민단체도 하동군과 남부발전이 추진하는 대송산단 LNG발전소 건립에 앞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주민 동의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진영/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사무국장 : "LNG발전소는 실제로 석탄화력발전소 온실가스 배출의 50~70%를 여전히 하고 있어서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할 수 없습니다."]

경남에서 LNG발전소를 추진하는 곳은 하동과 고성, 통영, 함안, 합천 5곳, 주민 건강과 재산권 침해에 반발하는 목소리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수영입니다.

촬영기자:박민재

[앵커]

석탄발전소보다는 LNG발전소가 환경 피해가 적을 것 같은데,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를 짚어볼까요.

[기자]

'LNG는 원자력이나 석탄 발전소와 비교하면 안전하고, 친환경적입니다’

발전 사업자가 지역 주민들을 설득할 때 가장 강조하는 말인데요,

근거 없는 말은 아닙니다.

연구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초미세먼지의 주요 인자이죠,

질소산화물의 발생량은 석탄의 8분의 1로, 이산화탄소는 40에서 90%가량 줄어든다는 겁니다.

[앵커]

LNG발전 역시 오염 물질이 아예 배출되지 않는 건 아니라는 거네요.

[기자]

네, LNG 역시 화석 연료의 한계가 분명히 있는 겁니다.

특히 2019년 공공 LNG발전 사업자의 내부 보고서가 유출돼 큰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LNG발전기를 켜는 과정에서 유독가스인 일산화탄소가 최대 2천ppm, 암을 유발하는 미연탄화수소는 7천ppm까지 치솟았다는 내용입니다.

그 밖에 톨루엔과 벤젠과 같은 발암물질 배출 역시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태영/창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LNG발전은 전력 수요가 높은 (낮) 시간대에만 껐다, 켰다를 반복해야 되는데, 재가동할 때 불완전연소로 발생하는 오염물질 많이 배출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일으킬 확률이 높습니다."]

[앵커]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 경남에만 있는 건 아닐텐데요.

[기자]

네, 앞서 대전과 대구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단지 유치와 부족한 전력량 수급을 위해 LNG발전소를 추진하려고 했습니다.

대전과 대구 지역에서 생산하는 전력이 각각 1.8%, 18.9%에 불과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건강권과 재산권 피해를 우려한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게 되면서 최근 모두 사업을 취소했습니다.

[앵커]

조금 전, 배수영 기자의 보도에서 나왔지만 대구에서 취소된 사업이 경남 고성에서 추진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한국남동발전이 발전공기업 처음으로 진행한 자치단체 공모에 고성군이 선정됐습니다.

고성군 주민들은 지난 30년 동안 인근 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의 석탄가루와 매연으로 고통을 받아왔는데요,

이제야 석탄발전소가 폐쇄된다고 안도했었는데, 고성군이 나서서 또 다른 화력발전소를 유치하겠다고 하니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이 찬반으로 갈려 폭행사건이 벌어지는 등 마을공동체 분열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경남의 5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 정부의 에너지 정책, 어떤 문제점을 짚어보게 되는 겁니까.

[기자]

조금씩 입장이 다르긴 하지만 지역마다 사업자가 명명백백하게 건립 계획이나 주민 건강권 침해 정도를 알려주지 않고,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또, 주민들은 이주하기 어려울 정도로 턱없이 낮은 보상가가 책정돼 재산권 침해도 심각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큰 틀에서는 경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 공급될 전기 생산을 위해 지역민들이 왜 희생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 심층 취재 기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대완 기자였습니다.

촬영기자:박민재/영상편집:안진영/그래픽:박부민·박재희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배수영 기자 (soo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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