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점거농성 '꼬인 실타래'..윤 대통령 "장관들 나서라"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면서 선박을 점거한 채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작업에 차질을 빚게 된 다른 노동자들은 농성을 멈추라고 외치고 있는데요. 이번 주 안에 합의를 이루어낼지가 관건인 가운데, 오늘(18일) 윤석열 대통령도 나섰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조선소로 향하는 길은 손 팻말 든 노동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상대는 사측이 아니라 같은 노동자입니다.
팻말엔 '일 막아서는 걸 중단하라', '일터를 돌려 달라'는 문구가 적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에서 이어지고 있는 하청노동자 파업을 중단하라는 시위입니다.
조선소 안으로 향해 봤습니다.
카메라로 다 담기지 않을 만큼 높은 원유 탱크 안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6명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붙인 현수막에는 '국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란 문구를 썼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살 수는 없다'는 외침도 담았습니다.
지난 몇 년, 조선업 불황 때 줄였던 임금을 다시 정상화해 달라는 겁니다.
원유탱크 바닥, 어른 몸만 한 철골 구조물에 들어간 노동자.
구조물을 용접해 벌써 27일째 자신을 가뒀습니다.
[유최안/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원 : 우리가 무너지면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라 삼성, 현대 모든 하청 노동자들이 이 지옥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하청 노동자들 점거 농성은 지난달 22일 시작됐습니다.
선박을 건조하는 독 하나의 작업이 완전히 중단됐고 다른 선박 생산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추정 손실액은 6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김찬익/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협의회 운영부회장 : (올해) 매출액 달성은 불가능할뿐더러 협력업체 같은 경우는 기성임금이 안 나와서 어쩔 수 없이 폐업할 수밖에 없는…]
노사 갈등과 노노 갈등이 모두 심해지고 있는 상황.
지난 주말 노사 간 협의체가 구성했지만 아직 합의점은 못 찾고 있습니다.
[대우조선지회 노조 관계자 : 아주 작은 차이 같은데 사실은 서로 막판에 가면 좁혀지는 게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런 가운데 법원은 퇴거명령을 내렸고 경찰은 이번 주말까지 지켜본 뒤 점거 노동자 체포 시도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하청 노조는 공권력이 투입되면 몸으로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대규모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윤석열 대통령도 "경제에 끼치는 여파가 큰 만큼 부처 장관들이 적극 나서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청 노조가 예고한 합의 타결 시한은 오는 22일 금요일.
파국을 피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닷새 정도입니다.
(화면제공 :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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