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시절 '살인혐의' 북한 병사, 수사도 없이 귀순했다
탈북한 어민 2명의 혐의를 국내에서 입증하고, 처벌할 수 있었는지도 중요한 쟁점 중 하나입니다. JTBC 취재 결과, 이명박 정부 때 살인 혐의가 있는 북한군 병사의 귀순을 받아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에 수사도 하지 않았고, 이 병사는 법적 처벌 없이 국내에 들어왔습니다.
김필준 기자입니다.
[기자]
2012년 10월 6일, 경기도 파주 인근 군사분계선에서 6발의 총성이 울렸습니다.
북한군 병사 A씨는 상관 두 명을 살해하고 탈북했습니다.
[이붕우/당시 합참 공보실장 (2012년 10월) : 우리 군 경비병들이 도로를 뛰어오는 북한군을 발견하고 확성기로 귀순 의사를 확인…]
정부는 A씨에 대해 합동 심문 등을 진행했고, 귀순을 받아줬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JTBC와 통화에서 "범행 현장이 북한에 있어 물증이 없는 상황"이라며 "수사는 못 했지만, 법에 따라 귀순자로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헌법상 탈북자들도 우리나라 국민이기 때문에 범행 여부와 상관 없이 귀순이 가능합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귀순이 인정된 북한 주민 가운데 살인 등 중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은 23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상당수가 국내에서 수사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단독 범행인 데다 자백만 있는 상황에선 형사소송법상 유죄를 받아낼 수 없어 대부분 수사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23명 모두 정부 보호 대상에선 제외돼 정착금 등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중범죄 탈북자의 법적 처벌이 어려운 점을 북송의 근거로 듭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4일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 (탈북 어민 2명은) 사법적으로 처벌 가능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이들이) 버젓이 활보하게 될 경우에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은 누가 보호할 건지…]
반면 정부와 여당은 배라는 물증도 있고, 단독 범행이 아닌 만큼 진술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반박합니다.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탈북 어민들이 스스로 범죄를 자백했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재판을 받을 권리를 설명했어야 합니다.]
통상 탈북자에 대한 심문 과정은 몇 달이 걸리는데 당시 5일 만에 북송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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