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인에 '상견례'하자며 300만원 포럼 참가비 요구한 매체

정민경 기자 2022. 7. 1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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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상견례 자리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곧이어 포럼에 참석하라는 공문이 왔다. 포럼 참석 시 한 구좌 당 3백만원을 내라더라. 상견례를 핑계로, 포럼의 형식을 빌어 매출을 올려보겠다는 의도에 황당하다."

한 매체가 홍보인들에게 새롭게 매체를 만들었으니 '상견례'를 하자고 한 뒤 포럼을 뒷시간에 붙이고, 포럼을 들으려면 한 구좌 당 300만원을 입금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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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M으로 다시 시작한 '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시작부터 구설수
매체 상견레 후 포럼 소개하고 1인당 100만원 참가신청 받아
홍보맨 "강매 당하는 기분"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처음엔 상견례 자리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곧이어 포럼에 참석하라는 공문이 왔다. 포럼 참석 시 한 구좌 당 3백만원을 내라더라. 상견례를 핑계로, 포럼의 형식을 빌어 매출을 올려보겠다는 의도에 황당하다.”

한 기업 홍보인의 호소다. 한 매체가 홍보인들에게 새롭게 매체를 만들었으니 '상견례'를 하자고 한 뒤 포럼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포럼을 들으려면 한 구좌 당 300만원을 입금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이다.

지난 6월 중앙일보S에서 이데일리로 매각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이데일리M'으로 새 출발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관련 기사: 중앙그룹, KG그룹과 '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매각 논의

BHC→KG그룹…롤러코스터 매각 협상에 중앙일보S 기자들 불안]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로고. 사진=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홈페이지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이코노미스트 광고마케팅국이 여러 기업 홍보인들에게 보낸 공문을 살펴보면, 해당 공문은 '이코노미스트 하반기 경제 포럼 초청의 건'이라는 제목이 달려있다. 그러면서 이코노미스트를 “1984년 창간, 38주년을 맞는 국내 정상의 온오프라인 경제지”로 소개하고 “슬로플레이션 공포가 점증하는 요즘,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지혜를 모으는 '하반기 경제 포럼'을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 포럼은 지난 12일 서울 서소문동 KG타워에서 열렸는데 포럼이 열리기 전에는 홍보인들과의 상견례가 예정돼있다. 해당 포럼의 주요 프로그램 1부로 '이코노미스트, 일간 스포츠 공동대표·편집국 만남의 시간'이라고 돼 있다. 이후 2부에서 부동산 전망, 증시 전망, 경제 전망과 관련한 포럼이 열린다고 알리고 있다.

▲이데일리M 측에서 홍보인들에게 보낸 공문 중 일부.

해당 공문만 보면 참가비를 내라는 말은 없다. 그러나 공문에 별첨된 '포럼 세부사항'을 보면 참가신청을 하려면 참가비 1구좌(3인) 300만원을 내라고 써있다. 1인당 100만원의 참가비를 내라는 것이다. 참가비 납부는 7월29일까지 송금을 하라며 계좌번호와 함께 '신용카드 결제 가능', '송금시 회사명과 참가자명 기입' 등의 안내 사항이 써있다. 참가 기념품의 경우 삼성 갤럭치 워치, 갤럽시탭 등을 선택할 수 있다고 기재돼있다.

홍보인 “굳이 하반기 경제 포험 들어야할 이유 없는데 강매처럼 느껴져”

공문을 받은 한 기업의 홍보인은 “홍보 책임자들이 굳이 하반기 경제 포럼을 들어야 할 이유도 없고, 상견례를 핑계로 포럼의 형식을 빌어 매출을 올려보겠다는 의도에 황당할 따름”이라며 “일간스포츠나 이코노미스트는 이전부터 경제와 관련된 기사를 노출하고 있고 이번에는 이데일리M이라는 이름으로 나왔으니 이데일리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모른척할 수는 없어 많은 홍보인이 인사 자리에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이같은 포럼은 다양한 언론사의 수익 사업 중 하나다. 그럼에도 이번 포럼 행사를 더 문제로 여긴 이유로 이 홍보인은 “거의 모든 언론사가 포럼 사업을 하고, 잘 갖춰진 포럼은 퀄리티가 있고 언론사에서도 신경을 써서 준비를 한다. 정례적이라 예측이 가능하며 공식적이다. 그러나 이번 '이코노미스트'의 포럼은 갑자기 연락이 왔고 퀄리티 역시 홍보인이 관심을 가질 주제인지 의문”이라며 “특히 새로 창간한 매체의 상견례를 빙자해, 홍보인들이 피하지 못하게 자리를 만들고 이어서 강연을 듣게 하는 것은 '강매'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3일부터 공문을 보낸 이코노미스트 경제포럼 사무국 측에 유선 전화와 메일 등으로 수차례 입장을 물었으나 이코노미스트 경제포럼 사무국 관계자는 “곧 회신을 하겠다”는 답만 반복할 뿐 포럼과 관련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김상헌 이데일리M 대표는 "하반기 경제 포럼을 유료로 진행하면서 공문은 보냈지만 상견례를 걸어 참가비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상견례는 새로 출범하는 만큼 참석하는 홍보맨과 자연스럽게 만나기 위해 마련한 것이지 참가비와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참가비를 요구했다는 표현도 적절치 않고 공문을 보낸 정도"라며 "최근 언론사 행사도 참가비를 받는 유료행사로 진행하는 경우가 적잖이 있다. 요즘 같이 경제가 어려울 때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한 홍보맨들의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디어오늘 본 보도 이후 김상헌 이데일리M 대표가 반론 입장을 전달해왔습니다. 이에 미디어오늘은 김 대표의 의견을 반영해 일부 표현을 수정하고 기사 하단 반론 입장을 싣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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