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논쟁 중'..깻잎·새우·블루투스·패딩까지

포항CBS 김선영 PD 2022. 7. 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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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연인 아닌 이성에게 '깻잎 반찬' 떼줘도 되는지, 안 되는 지로 시작돼
'새우를 까줘도 되는지', '패딩 지퍼를 올려줘도 되는지',
'연인 차에 이성의 스마트폰 블루투스가 연결돼 있다면?' 등 다양한 사례로 논쟁
상호성이 뛰어난 MZ세대 : 부담 없는 주제로 논쟁 즐기며 소통
소통 위한 수단에 그쳐야.. 과몰입하면 말다툼 될 수도
■ 방송: 포항CBS <김유정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진행: 김유정 아나운서
■ 제작: 김선영PD
■ 대담: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최선우 학생

 
◇ 김유정>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 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최선우 학생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최선우>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최선우입니다.
 

◇ 김유정> 오늘은 청년들의 다양한 논쟁 시리즈에 대해서 준비했다고요?
 
◆ 최선우> 논쟁 시리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아나운서님은 혹시 깻잎장아찌를 좋아하시나요?
 
◇ 김유정> 네. 좋아합니다. 밥도둑이잖아요. 근데 이게 오늘의 주제와 관련이 있나요?
 
◆ 최선우> 네. 관련이 있습니다. 얇은 깻잎 한 장이 현재 청년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화젯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깻잎에 대한 논쟁을 시작으로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논쟁거리를 소개하고, 이러한 논쟁이 왜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이렇게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 김유정> 좀 전에 이제 깻잎 논쟁이라고 했는데 그럼 그게 정확히 뭔가요?
 
◆ 최선우> 깻잎 논쟁은 가수 노사연 씨가 타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야기를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남편인 이무송 씨와 노사연 씨 본인, 그리고 여 후배가 같이 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깻잎장아찌를 생각해 보시면 깻잎이 굉장히 얇잖아요. 굉장히 얇기 때문에 한 장씩 떼기가 어려운데, 식사 자리에서 그 여 후배도 아마 그랬을 것 같습니다. 후배가 깻잎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본 이무송 씨는 깻잎을 떼서 후배에게 주었다고 하는데요. 이제 이걸 두고 두 사람은 "사심이 섞인 행동이다." "아니다. 사심이 없는 친절의 표현이다." 이런 논쟁을 벌였다고 합니다. 이게 깻잎 논쟁입니다.
 
'깻잎 논쟁'의 시작을 알린 노사연♥이무송 부부. 무사엔터테인먼트 캡처

◇ 김유정> 그러니까 이제 자신의 연인이 이성의 지인에게 이렇게 깻잎을 떼줘도 되느냐 마느냐 이게 깻잎 논쟁이라는 거죠?
 
◆ 최선우> 네 맞습니다. 그러면 깻잎 논쟁에 대해서 아나운서님은 혹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 김유정> 이게 좀 어렵긴 한데, 저는 사실 밥을 먹다가 깻잎을 떼준다는 건 이해가 되긴 하는데요. 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이거는 이제 "처제에게도 깻잎을 떼주면 안 된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더라고요. 선우 학생은 어떤가요?
 
◆ 최선우> 저는 사실 크게 상관없다는 입장입니다. 제가 음식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어서이기도 한 것 같아요. 저는 깻잎을 떼주는 행위에서 뭔가 정을 주고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충분히 베풀 수 있는 친절이라는 느낌이 더 크더라고요. 그런데 또 '깻잎을 굳이 떼서 주는 건 조금 선을 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긴 해요.
그래서 '상대방이 뗄 수 있게 잡아져 줘도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있습니다.
 
이렇게 둘이서만 이야기를 해도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데요. 방송을 듣고 있는 청취자분들도 깻잎 논쟁에 대해서 각자의 의견이 있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 이야기가 나온 이후로 많은 청년들은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이에 대한 자기의 의견을 밝히고 있습니다. 인기 SNS에서는 깻잎 논쟁을 주제로 한 게시물이 2500개에 달하면서 같은 주제의 숏무비나 몰래카메라 형식의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SNS로 '깻잎 논쟁'에 대한 의견을 표출하는 MZ세대. 캐릿 캡처

또 이에 힘입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깻잎 논쟁과 같은 특정한 상황을 가정해서 누구의 의견이 더 일리가 있는지 논하는 다양한 논쟁 시리즈가 생겨나고 있는데요. 새로운 주제들도 의견이 갈릴 수 있는 애매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주제로 했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김유정> 정말 재밌는데 좀 새로운 논쟁의 주제들은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최선우> 엄청 많습니다. 먼저 깻잎 논쟁과 비슷한 새우 논쟁이 있는데요. 깻잎 논쟁은 '자신의 연인이 이성의 지인에게 깻잎을 떼줘도 되는가'에 대한 논쟁이잖아요. 새우 논쟁은 깻잎이 아니라 새우로 바뀌었습니다. '이성의 지인에게 새우를 까줘도 되는가'에 대한 논쟁인데요.'저는 개인적으로 깻잎까지는 괜찮은데 새우는 뭔가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새우를 손으로 까주고 이렇게 해야 하니까 굳이 그렇게 해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또 다른 논쟁으로는 패딩 논쟁이 있습니다. 패딩 논쟁은 날이 엄청 추운 겨울을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연인이 이성의 친구에 패딩 지퍼를 올려줘도 되는가'에 대한 논쟁입니다. 이 논쟁이 더 재미있는 이유는 지인이 입은 패딩이 '롱패딩'이냐 '숏패딩'이냐에 따라 의견이 나뉘기도 한다는 건데요. 롱패딩일 경우에는 무릎을 꿇어서 거의 무릎에서부터 올려줘야 되는 그런 상황이 또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이런 논쟁이 있기도 하고요.
 
자동차에 관한 논쟁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블루투스 논쟁이 있는데요. 블루투스 논쟁은 '애인의 자동차에 이성 지인의 핸드폰이 블루투스 연결이 되어도 되는가'에 대한 논쟁입니다. 애인의 차에 블루투스 연결이 되어 있다는 건 그만큼 내 애인과 이성 지인이 개인적으로 자주 만난다는 지표가 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또 논쟁거리가 되고 있고요.
 
'블루투스 논쟁'을 주제로 한 스케치 코미디. 유튜브 '내얘기' 캡처

마지막으로 '연인이 운전하는 차에 이성 지인이 단둘이 타게 된다면 그 사람은 앞 좌석에 앉아야 되는가, 뒷좌석에 앉아야 되는가'에 대한 논쟁도 뜨겁고요. 만약 지인이 앞 좌석에 타고 있으면 연인을 새로 태우러 갔을 때는 이성 지인이 그대로 앞 좌석에 있어야 하는가 아니면 뒷자리로 가서 앞자리를 연인에게 양보를 해줘야 되는가 이런 논쟁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정말 다양한 주제가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요. 이러한 논쟁의 주제들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도 사용이 되면서 그 인기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방송에서 활용되는 '논쟁 시리즈'. 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 김유정> 그러니까 새우 논쟁, 패딩 논쟁, 블루투스 논쟁, 차 어디에 앉느냐 이런 논쟁까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다 할 수 없을 텐데, 이렇게 좀 여러 가지 논쟁이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가 뭘까요?
 
◆ 최선우> 논쟁 시리즈는 논쟁이라는 특성상 의견이 갈리면서 대화가 길게 이어지거나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는 그런 어려움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민감한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없는 게 인기의 요인입니다.
 
그리고 사실 논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청년들 사이에서 이런 논쟁 시리즈는 하나의 대화이자 소통법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초면인 사람들과 친해지려 하거나 대화의 주제가 떨어졌을 때, 모두가 공감하면서 또 상상하면서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는 주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서서 유행했던 MBTI 심리검사처럼 간단하게 상대방의 성향이나 가치관을 파악할 수 있어서 이런 논쟁 시리즈는 친목 형성에 큰 장점이 있는데요. 그래서 청년들이 논쟁 시리즈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 김유정> 이렇게 이제 논쟁의 주제들을 이야기하면서 오늘 좀 싸움의 주제들을 던진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긴 하는데, 이게 좀 또 청년들 사이에서 좋은 소통법이 될 것 같기도 하네요.
 
◆ 최선우> 논쟁의 주제들이 특수하거나 무거운 주제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소소하고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는데요. 식사를 하거나 자동차에 타는 등 논쟁과 관련된 상황이 되면 자연스럽게 논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색한 시간이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인기의 요인이 되기도 하고요.
 
더 나아가서 이런 청년들의 논쟁 시리즈는 친구들과의 자리뿐만 아니라 세대를 뛰어넘은 소통을 하기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성세대와의 만남이나 회식의 자리에서 논쟁 시리즈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청년들은 기성세대와 쉽고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거죠.
 
◇ 김유정> 이 논쟁 시리즈가 그러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 최선우> 전문가들은 MZ세대 사이에서 논쟁 시리즈가 인기 있는 이유로 소통에 대한 열망을 꼽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MZ세대는 사회적 소통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는데요. 논쟁 시리즈의 인기 현상이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 가치관을 이야기하고 확인받고 싶은 MZ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하고 있고요.
 
MZ세대의 특성으로 인해 논쟁 시리즈가 인기를 얻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MZ세대는 다른 세대들보다 상호성이 뛰어나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서로 토론하고 대화하면서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논쟁이라는 대화가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요.
 
또 효율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성향이 논쟁 시리즈의 인기에도 반영이 되어 있는데요. 여러 가지 논쟁으로 얘기를 길게 하다 보면 타인의 성향과 가치관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청년들은 관계를 쌓을 때, 논쟁 시리즈를 통해서 타인을 미리 파악해서 번거롭고 부딪히는 과정을 줄이는, 효율적으로 관계를 맺으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김유정> 이 MZ세대의 특성과 성향도 이런 논쟁 시리즈의 인기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선우 학생도 이런 여러 가지 논쟁 시리즈와 좀 관련된 경험이 있나요?
 
◆ 최선우> 저는 어젯밤에도 친구들을 만나서 깻잎 논쟁과 새우 논쟁, 이런 다양한 논쟁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논쟁 시리즈에 대해 진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번 이야기하면 적어도 한두 시간은 지나가니까요. 그래서 사실 어제 저는 기숙사에서 지금 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제도 밤에 자기 전에 누워서 1~2시간은 이런 논쟁에 대해서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논쟁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있고, 좋은 대화 주제가 되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 논쟁거리가 될 만한 주제를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 이성 친구에게 우산을 씌워준다거나, 이성 친구에게 햇볕이 내리쬘 때 손으로 햇빛을 가려준다거나, 이런 행동들을 보면 논쟁의 주제로 삼아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요.
 
다만 우려가 되는 점은 친절함의 행동이 모두 사심을 품고, 흑심을 품고 하는 행동이라는 논쟁거리가 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있기도 하는데요. 그리고 이러한 논쟁이 실제로 말다툼으로 번지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논쟁 시리즈는 상대방의 소통을 위한 재미있는 주제로만 받아들이고 타인에게 편견을 가지거나 오해를 하지 않는 것 그리고 과하게 몰입해서 말다툼으로 번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주의해야 할 요소인 것 같습니다.
 
◇ 김유정>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오늘은 "다툼이 아닌 대화, 청년들의 다양한 논쟁 시리즈"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한동대학교 최선우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선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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