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순회' 이준석, 숨 고르기?..향후 거취 '관심'

박준우 기자 2022. 7. 1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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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국민의힘 소식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징계 결정 이후 전국을 순회하면서 청년 당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사실상 윤리위의 징계를 받아들이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이 대표의 향후 거취를 두고도 당내에선 다양한 조언과 해석이 쏟아졌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공개적 반격에 나설 것이란 예상을 깨고 비교적 조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징계 직후 '불복'을 선언했던 만큼 곧바로 징계 효력을 없애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8일) : 징계 처분권 자체가 당대표에게 있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 처분이라는 게 납득 가능한 시점이 되면 그건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뭐 제가 봤을 때는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을 뭐 판단해가지고 어떤 조치들을 하겠습니다.]

말은 세게 했지만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한 발 물러난 모양새입니다. 윤리위 재심 청구 기한은 어제까지였죠. 이 대표는 재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예고했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징계 이후 11일째, 이 대표는 전국을 돌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 13일 광주 무등산 등반 소식을 알린 게 유랑의 시작이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YTN '뉴스Q' / 지난 14일) : 글쎄, 뭐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야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전국을 주유하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좋다.]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5일) : 당에서도 고난의 행군을 지금 하고 있는데 지금 신발하고 지금 저기 다리통에 흙을 다 묻히고 있잖아요. 머리도 땀에 젖어 있고. 땀이랑 비랑, 그러니까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그런 걸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

이 대표, 취임 이후 꾸준히 호남 표심 잡기에 공을 들여왔죠. 전국 유랑의 첫 출발지로 광주를 택한 건 서진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여기까지는 지친 심신을 다잡기 위해 다소 즉흥적으로 움직인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용태/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15일) : 사진을 보니까 등산화가 아니고 무등산이 등산화 안 신고 올라가기에는 좀 버거운 산으로 알고 있는데 그날 또 비가 많이 왔거든요. 아마 즉흥적으로 올라간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난 14일 전국 유랑을 본격적으로 선언했습니다. 당원들과 교류하겠다며 전국을 순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지역과 연락처, 당원 여부 등을 묻는 설문을 페이스북에 공유했습니다. 지역 방문 시 정보를 기입한 당원들에게 먼저 연락하겠다고 공지한 건데요. 게릴라 팬미팅 느낌이랄까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14일,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지난 며칠 구석구석을 돌면서 저와 이미 교류가 있는 당원 동지들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더 많은 분과 교류하고자 합니다. 정보를 기입하여 주신 당원들께 해당 지역을 방문할 때 먼저 연락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후, 페이스북에 또 하나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이번 목적지는 부산이었는데요. 공개한 사진을 잠깐 볼까요. 이 대표가 이렇게 공원 내에 돗자리를 펼쳐놓고 청년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데요. 부산 광안리에서 당원들과 4시간 넘게 정치와 정당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고 합니다. 토론 주제, 아마 '최고위원회의 재미 고취 방안'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는 뭐냐면 최고위원회가 재미가 없어요.]

본인이 없는 최고위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 걸까요? 사실 이 대표가 있을 때는 최고위에서 상당히 다이내믹한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던 건 다들 인정하는 바입니다.

이 대표의 다음 행선지는 강원도라고 하는데요. 전국 유랑과 더불어 온라인 당원 가입도 독려하고 있습니다. 틈틈이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무슨 무슨 요일"이란 메시지와 함께 온라인 입당 링크를 올리고 있는데요. 우리 복 국장도 "일 시키기 좋은 토요일", "야근하기 좋은 월요일"이라며 업무 지시를 내리곤 하는데 왠지 겹쳐보이는 건 저만의 착각은 아닐 듯합니다.

실제로 이 대표의 이런 페이스북 마케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듯합니다. 지난 11일 "당원 가입하기 좋은 월요일"이란 글을 올리자 하루 만에 약 4,700명이 입당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 대표가 이렇게 몸을 낮추며 2030 당원 늘리기에 열을 올리는 건 자신의 지지층을 다지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오는데요. 차기 당권 주자로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겁니다. 천하의 볼트맨이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이런 이 대표에게 여러 사람들이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먼저 '이준석 키드'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을 만한 이죠.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인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오른소리' / 4월 8일) : 아까 우리 1기 대변인들이 이거 진짜 엄청난 노동이 따를 것이라는 예고를 했는데요. 대선 승리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가지고 정말 엄청난 노동을 하셔야 될 겁니다.]

[박민영/국민의힘 대변인 (유튜브 '오른소리' / 4월 8일) :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주제를 준비해 본 게 처음이라서요. 사실 되게 빠듯했는데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박 대변인, 이 대표가 기획한 대변인 오디션 '나는 국대다'를 통해 선발됐죠. 나는 국대다 시즌2에서 1위를 차지해 대변인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그간 '나홀로 투사'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당분간 재충전하면서 도약을 준비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박민영/국민의힘 대변인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지난 15일) : 여당 대표가 됐으면 담론을 더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담론을 확장하고 정제하는 시간이 전 필요했다라고 보는데 이제 그런 부분에서 좀 국민적 지지를 잃어버린 측면들이 있었다는 생각도 전 듭니다.]

박 대변인과 비슷한 조언을 한 이는 또 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인데요.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죠. 얼핏 들으면 박 대변인의 조언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지만 결은 완전히 다른데요.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글쎄요. 뭐 본인이 알아서 하실 일이지만 저는 그냥 뭐 초기부터 말씀을 드렸지만 그냥 조용히 좀 미래를 준비하시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고요. 저도 정치를 좀 때로 쉬기도 하고 이렇게 하는데 너무 계속 전면에 서는 것보다는 때로는 조금 쉬어가는 게 더 길게 볼 수 있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박 대변인과 똑같지만요. 전국 유랑처럼 눈에 띄는 활동을 하기보다는 그냥 쉴 땐 가만히 있으라고 한 셈입니다.

여기에 쉬는 동안 어울려선 안 될 요주의 대상을 점찍어주신 분도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입니다. 이 대표에게 "이제 유승민 전 의원의 근처에도 가지 말라"고 귀뜸했는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유승민TV' / 지난 16일) : 개혁보수라는 것은 누구 개인의 문제, 뭐 제 개인의 문제, 또 우리 젊은 정치인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힘이, 보수정당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신뢰·사랑·지지를 잃었던 그 이유를 완전히 제거하고 진짜 제대로 된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태어나자.]

유승민 전 의원, 서울과 대구에 이어서 지난 16일에는 부산에서도 북콘서트를 진행했죠. 이 자리에서 혼란스러운 국민의힘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면서 '개혁 보수'를 강조했는데요. 홍 시장은 이 단어가 거슬렸나 봅니다. "보수면 보수지 무슨 개혁적 보수가 있고 반개혁적 보수가 있냐"고 발끈했는데요. "박근혜 정권 탄핵하고 문재인 정권 세운 게 개혁 보수였냐"고 날을 세웠습니다. 홍 시장은 박근혜 탄핵과 분당 국면을 거치면서도 끝까지 당을 지켰던 적장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해왔죠. 이 대표가 또 다시 개혁 보수를 기치로 유 전 의원을 따라 바른정당의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 것 같습니다.

자, 오늘은 징계 결정 이후 이 대표의 지난 10여 일을 살펴봤는데요. 대체적으로 이 대표가 강대강 충돌을 피하고 정중동 행보 속에 실속을 챙기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대표의 소식도 다정회가 잘 챙겨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전국 유랑하는 이준석…숨 고르며 지지층 다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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