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매각 확실시.."내달 자세한 진행여부 전달"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카카오 경영진이 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설을 두고, 내부 임직원 반발을 수습하기 위한 소통 행보에 나섰다.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지만, 사실상 매각은 확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독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처분 이유로 꼽힌다.
카카오 경영진은 18일 오후 2시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카카오에선 김성수 이사회 의장과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 그리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참석했다.
사측에선 매각 관련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임직원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단 카카오 측은 사모펀드 매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지난해부터 불거진 ‘골목상권’ 침해 논란 때문이란 의견을 이날 간담회에서 내비쳤다.
김성수 의장은 “메신저 회사인 카카오가 택시, 대리, 주차 등 사업을 영위한다며 외부 공격이 많은 상황”이라며 “카카오 입장에선 경영권을 놓는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성장을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매각 관련 구체적인 계획도 밝혀졌다. 배재현 CIO는 “아직 (매각 협상이) 진행되진 않고 있다”면서 “인수 의향을 가진 당사자와 정보를 교류하고 있으며, 내달 자세한 진행 여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배 CIO는 “지난 국정감사 이후 카카오모빌리티 사명에서 카카오를 제외하는 방안, 계열사 분리 등을 검토했었다”며 “카카오라는 메신저 플랫폼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회사가 택시, 대리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을 두고 따가운 시선이 있다 보니, 지분 조정은 불가피했다”고 부연했다.
사모펀드로의 매각에 대한 직원들 우려에 대해선, 배 CIO는 “재무적투자자 입장에선 수익 증대를 위한 사업도, 기업가치를 키워야 하는 사업도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후자로, 인수당사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 감축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
앞서 배 CIO는 “모빌리티 지분을 상당 부분 매각하는 구조는 검토조차 해본 적 없는 루머”라며 “검토하고 있는 건 (지분) 10%대 매각을 통해 2대주주로의 지분 변경(step down)”이라고 직원들에게 공지한 바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지분율은 58%가량이다.
초기 투자사인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29%, LG(2.47%)와 구글(1.53%) 등도 일정 지분율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배 CIO는 간담회에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구성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카카오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간 지분 거래 협상 논의가 오간다는 내용이다. MBK파트너스가 카카오와 텍사스퍼시픽그룹(TPG)컨소시엄이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는 지난 11일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 인수에 반대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전 공동체 임직원들과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노조는 월말 3차 협의를 예정하고, 카카오모빌리티 측과 실무교섭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또 ▲피켓 시위 ▲계열사 임직원 1만5천명을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 ▲현수막 부착 ▲MBK파트너스 인수 반대 투쟁 ▲대규모 집회 등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오늘 간담회로 문제를 확실히 알게 됐다”며 “카카오라서 국민 공분을 산 게 아니라, 경영진 책임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문제 핵심은 최대주주 변화가 아닌, 사업의 사회적 공존과 성장에 대한 논의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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