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분계선 앞 자해 시도..탈북 어민 송환 4분짜리 영상도 공개(종합 2보)

통일부 "개인 촬영이지만 공공정보"
국힘 "신체자유 침해" 인권위 진정
민주 "국민 감정선 자극 취지" 반발

통일부는 2019년 11월 탈북 어민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송환될 당시 사진에 이어 촬영된 영상도 18일 전격 공개했다.

통일부가 공개한 탈북어민 2명이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북한으로 송환되던 당시 촬영 사진. 통일부 제공

통일부가 이날 공개한 약 4분 분량의 영상에는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갈 당시 어민 1명이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땅에 찍으며 자해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이 어민은 호송인력에 둘러싸여 무릎을 꿇은 채 기어가듯이 군사분계선 앞으로 이동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북한 측에 인계되는 장면은 영상에 잡히지 않았다. 이어 다른 어민 1명은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호송 인원에 둘러싸인 채 걸어나와 특별한 저항을 하지 않은 채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갔다.

통일부 당국자는 영상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통일부 직원의) 개인 촬영이지만 업무수행 과정에서 촬영했고 관련자들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된 만큼 순수한 개인기록물이 아닌 공공정보에 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영상으로 밝혀진 ‘탈북어민 강제북송’ 인권 유린 현장, 철저한 진실 규명은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공개된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 더 심각한 인권유린이 그들에게 자행됐음이 드러났다”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반드시 탈북 어민 강제북송의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통일부의 탈북 어민 북송 영상 공개에 강하게 반발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가 왜 이렇게 남북 갈등을 고조시키는 일에 앞장서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도는 선정적인 장면을 공개해 국민 감정선을 자극하겠다는 취지”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행정부가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는 서글픈 순간의 상징으로 먼 훗날까지 기억될 것”이라며 “통일부 역사에 치욕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은 모든 국가의 사무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진행돼야 한다는 원칙론 외에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