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2000억 노린 공모 기업, 나란히 흥행 부진
공모가 1만6000원..하단보다 30% 낮춰
ICH도 부진..공모가 하단으로 확정
18일 에이프릴바이오는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하며 공모가를 1만600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희망 공모가 밴드(2만~2만3000원)의 하단보다 약 30% 가량 낮은 수준이다.
공모가를 대폭 낮춘 건 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해서다. 이번 수요예측에선 148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14.43대1이었다. 앞서 공모를 진행한 루닛(7.1대1) 다음으로 낮은 경쟁률이라 볼 수 있다. 주문을 넣은 투자자 중 약 58%가 밴드 하단 미만의 가격을 써냈다. 에이프릴바이오가 제시한 가격이 시장 눈높이 대비 과하게 높다고 본 것이다.
유통물량 부담도 공모 실패의 배경으로 꼽힌다. 에이프릴바이오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수는 전체의 약 41.6%다. 앞단계에서 투자한 벤처캐피털 중 상당수가 상장 직후 자금 회수 계획을 내비치면서, 락업으로 묶이는 물량이 많지 않게 됐다.
공모가를 하단보다 낮게 책정하면서 에이프릴바이오의 덩치는 크게 줄어들었다. 확정 공모가를 발행주식수에 적용하면,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1845억원으로 추산 가능하다. 사실상 2000억원 몸값을 포기하며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서 바이오 공모 기업 중에선 선방한 기업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몸값 욕심을 버리지 않는 한 투자자들의 화답을 받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회로 소재 전문기업 ICH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18일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3만4000~4만400원) 최하단인 3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총 223곳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수요예측 경쟁률은 57.28대1이었다. 참여한 기관의 약 45%가 3만4000원 미만의 가격을 써낸 탓에, 발행사 입장에선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할 수 밖에 없었다.
IB 업계에선 ICH의 부진에 이변이란 반응을 내놓고 있다. 외형 상으로 탄탄한 실적을 이미 거두고 있어, 여타 기술주들과 단도직입적으로 비교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ICH의 2021년도 매출액은 384억원,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직전년 대비 각각 59%, 113% 증가했다.
ICH의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1955억원으로 확정됐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시장 참여자들의 그만큼 몸을 사리고 있다는 증거"라며 "당분간 공모 기업마다 상반된 성적표를 받는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두 회사는 오는 19~20일 일반 공모 청약을 나란히 진행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8일, ICH는 29일 각각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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