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말고 '김장'..가까워진 김기현·장제원, 왜?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 차기 당권과 관련해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장제원 의원의 연대설이 자주 거론된다. 앞서 안철수 의원과 장 의원이 연대하는 소위 ‘간·장’ 연대설이 파다했지만 이준석 대표 징계 후 당 지도체제가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정리된 후 부쩍 ‘김·장’ 연대설 언급이 늘었다. 장 의원이 18일 권 대행을 비판하고, 김 의원이 권 대행 체제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연대설과 연결짓는 시선이 있다.
연대설의 핵심 근거는 두 사람의 접촉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장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장 의원과 면담했다. 당시 권 대행과 장 의원의 불화설로 많은 기자들이 장 의원 사무실 앞에 대기 중인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불참했지만 지난 13일 김 의원이 주최한 공부모임에는 장 의원이 전날까지도 참석 의사를 밝혔었다고 한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의원총회와 12일 안철수 의원의 첫 공부모임에는 불참했던 터였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의원과 장 의원이 최근 자주 만난 건 맞다”고 말했다.
복수의 의원들 사이에서 김 의원과 장 의원의 전략적 연대설이 본격적으로 언급된 시기는 이 대표의 징계 처분이 당원권 정지 6개월로 결정될 즈음부터다. 두 사람의 이해관계도 조기 전당대회 개최로 비슷해진 시점이다.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A 의원은 “권 대행이 조기 전당대회에 반대 입장을 내면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김 의원과 장 의원이 연대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차기 당권주자인 김 의원 입장에서는 또다른 당권 경쟁주자인 안 의원이 당내 뿌리를 내리기 전에 조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으면, 그 성과를 바탕으로 공천권을 가진 당대표를 뽑는 내년 6월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려면 ‘윤심’을 대표하는 장 의원과 힘을 합쳐 세를 키울 필요가 있다. 장 의원은 대표가 아닌 사무총장이 되어 실권을 잡는 것이 목표라고 알려져 있다. 장 의원 입장에서는 다른 ‘윤핵관’인 권 대행이 대표가 될 경우 본인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김 의원이 대선 주자로 인식되지 않아 안 의원보다 ‘윤심’을 거스리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에서 안 의원이 대표가 되면 대권주자들이 양당에서 나란히 당권을 쥐고 관심이 차기 대선으로 쏠리면서, 현직인 윤 대통령 입장에선 거북한 그림이 된다는 것이다.
안 의원과 장 의원 연대가 느슨해진 이유에 대해서는 안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를 원치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의원들과 오·만찬을 하는 등 당내 세력을 막 넓히고 있는 안 의원 입장에서는 좀 더 준비가 된 다음에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이 김 의원과 안 의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B 의원은 “장 의원이 김 의원과 안 의원과 각각 소통해보다가 자신에게 좀 더 나은 당권주자를 밀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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