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 박진 "조선통신사 '성신교린' 되살려 신뢰 회복"(종합)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에 나선 박진 외교부 장관이 과거 조선통신사의 '성신교린'(誠信交隣·성실과 믿음으로 사귄다) 정신을 언급하며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박 장관은 18일 오후 일본 하네다(羽田) 국제공항 도착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간 소통과 신뢰를 회복하고 양국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이번 방일에 대해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지향하는 진정한 (한일 간) 파트너십을 만들기 위해 '셔틀외교'가 본격적으로 출발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한일 간에 여러 가지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지만,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 얼마든 우리가 서로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장관의 '셔틀외교' 언급은 이번 방일에 이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의 방한 또한 추진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사흘간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며, 이날 첫 일정으로 하야시 외무상과의 양자회담에 임했다. 박 장관은 도쿄 외무성 이쿠라(飯倉)공관에서 열린 하야시 외무상과의 한일 외교장관회담 뒤 업무 만찬도 함께했다.
박 장관의 일본 방문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우리 외교부 장관이 일본과의 양자 회담을 위해 일본에 간 건 2017년 12월 강경화 당시 장관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회담과 업무만찬에서 한일 간 현안 및 상호관심사, 그리고 인적교류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 간 최대 갈등 현안인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우리 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배상 문제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가 현재 강제동원 피해해배상 관련 해법을 논의하는 민관협의체를 가동 중인 점 등을 일본 측에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장관은 민관협의체에서 '좋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며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박 장관은 또 문재인 정부 시기 사실상 '파기'됐단 지적을 받았던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에 대해서도 "양국 정부 간 공식 합의로서 존중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합의 정신이다. 피해자의 존엄·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정신에 입각해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및 일본발(發) 수출규제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엔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하고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통제는 철회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어 한일이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좋은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와 관련 이날 한일 외교장관회담 및 업무만찬에선 북한의 도발에 따른 양국 공동 대응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하야시 외무상과의 회담 및 만찬에 이어 19일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의 기시다 총리 예방에선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한일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거론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이날 출국 전 기자들에게 "한일정상회담은 현안 문제 해결에 대한 가닥이 잡히면 자연스레 편리한 시기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뜻을 (일본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 장관은 이번 방일을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최근 총격 사망과 관련해서도 일본 측에 위로의 뜻을 전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이날 '김포~하네다공항 항공편'을 이용해 출국했으며, 귀국시에도 이 노선을 이용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됐던 이 노선 운항은 지난달 29일 재개됐다.
박 장관은 "양국 간 하늘길이 다시 열렸기 때문에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인적교류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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