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력투쟁 2라운드..장제원·김기현, 공개 발언으로 '권성동 흔들기'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조문희 기자 2022. 7. 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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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말씀이 너무 거칠다" 직격탄 날려
김 "대행체제 바람직하지 않아" 협공
지지율 하락 타개책 '조기 전대' 거론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오른쪽)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걸음을 옮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말씀이 너무 거칠다”고 직격했다. 지난 15일 오찬 회동을 하며 애써 봉합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브라더 불화설’이 윤 대통령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한 해명 과정에서 다시 불거졌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권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체제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여당 내 권력투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장 의원이 합동 공세를 펼치면서 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 복귀를 전제로 한 권 대행 체제가 흔들리고 조기 전당대회론이 다시 제기되는 모양새다. 집권 초 여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은 전당대회를 통해 리더십을 새로 세우자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장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권 대행을 겨냥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며 “국민들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 강릉 지인 아들의 대통령실 채용을 두고 사적 채용 논란이 일자, 권 대행이 “내가 추천한 인사”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장 의원에게 압력을 가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등 발언으로 논란을 더 키운 것을 비판한 것이다. 장 의원은 “권 대행으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은 것이 없다”고 했다.

지난 15일 권 대행과 장 의원의 오찬 회동으로 불화설 진화에 나선 지 3일 만이다. 권 대행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몸을 낮추면서 확전으로 번지진 않았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 대표 징계 후 당의 진로에 대해 현 직무대행 체제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로 갈라진 두 사람의 노선 차가 언제든 갈등으로 분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직무대행체제를 출범시키기로 결론이 났고 그 결론을 존중한다”면서도 “(우리가) 소수임에도 똘똘 뭉쳐 제 역할을 하려면 임시체제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여당이 정권 출범 초기에 좀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가지고 가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에겐 “통 큰 판단을 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사실상 사퇴를 종용했다. 장 의원이 권 대행을 비판한 날, 유력한 당권 주자인 김 의원이 가세해 권 대행 ‘임시 원톱’ 체제에 이의를 제기하고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당내에선 김·장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이 공개석상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장 의원과 당내 친윤계 성향의 ‘민들레’ 모임 결성을 추진했던 이용호 의원은 지난 1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권 대행 체제에 대해 “6개월 한시적인 미봉책”이라며 “정치력을 발휘해 전당대회를 치러서 깔끔하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최근 매주 하락하고 있는 당 지지율은 새롭게 당의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조기 전당대회론자들에게 명분을 주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1~15일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9.1%로 지난해 1월 3주차 집계 이후 1년 6개월 만에 더불어민주당(44.2%)에 뒤지는 ‘데드 크로스’를 허용했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권 대행은 이날 광주시청에서 열린 호남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로부터 김 의원 발언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고 “당 구성원 각자가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미 의원총회에서 결론이 났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잘 보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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