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권성동 향해 견제구..'브라더' 직격에 '지도체제' 비판까지

장제원 "거친 표현 삼가야" 공개 저격..정치적 위상 과시
김기현 '조기전대' 요구..권 "비판 수용" 수습 안간힘

18일 오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호남권(광주·전남·전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손뼉 치고 있다. 2022.7.18/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원톱' 체제에 대한 당내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브라더' 장제원 의원이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으로 촉발된 '사적채용' 논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당권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도체제 변화를 주장하며 권 원내대표 흔들기에 나선 모습이다.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장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권 원내대표께 부탁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라며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 국민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고 권 원내대표를 직격했다.

이번 비판은 사적채용 논란에 대한 지적이다. 장 의원은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의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의 발언을 조목조목 꼬집으며 표현과 태도를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가 자신에게 채용을 압박했다고 한 데 대해서는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며 "인사팀에서 대상자의 세평과 능력 그리고 선거 공헌도, 이력 등을 고려해 직급을 부여하고 발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정권 출범 초기에 좀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가지고 가야 하는 것 아니겠나"며 "임시체제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직무대행 체제를 겨냥했다. 이어 중징계를 받은 후 청년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우리 당이 여당으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이냐에 대한 나름의 통 큰 판단을 하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과 김 의원의 이날 메시지는 권 원내대표를 향한 '견제' 의미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장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메시지에 대해 있는 "그대로 봐 달라. 정치적 배경 같은 것은 없다. 충정으로 한 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발언과 태도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정치적 함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가 '브라더'(형제)라고 칭할 만큼 막역한 사이로 '윤핵관'(윤석열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지만 최근 이준석 대표 징계 이후 당 지도체제를 장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권 원내대표는 직무대행 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이보다 앞서 장 의원이 주도하는 친윤(친윤석열)계 모임 '민들레'(민심 들어 볼래(레))에 대해 권 원내대표가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민들레 출범이 사실상 무산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15일 오찬을 함께하며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불과 3일 만에 장 의원이 권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하면서 본격적인 '경쟁' 관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장 의원이 이날 윤석열정부 인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논란을 더하고 있는 권 원내대표의 해명을 비판하며 '윤석열의 방패막이'를 자처한 것도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 주장한 것은 '민생'을 내세워 지도체제에 대한 이견을 일축한 권 원내대표에 대한 정면 도전이란 평가다.

사적채용 해명과정에서 실언 논란이 이어지고, MBC와 KBS가 "민주노총에 장악됐다"고 한 발언 등은 권 원내대표의 리스크로 꼽힌다. '권성동 원톱' 체제에서 실수가 거듭될 경우 정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앞서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 징계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 받는 모습을 연출해 당분간 권 원내대표가 흔들림 없이 당을 이끌 것이란 관측도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당 소속 국회의원이 대표 직무대행, 원내대표에게 이런저런 쓴소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 당내 의원이나 당원의 비판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듣겠다"고 확전을 자제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