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익 100만원" 주식리딩방..수십억대 사기도 이렇게 시작됐다
"안녕하세요. 괜찮은 투자방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저는 들어온 지 일주일 됐는데 관리자 분이 소통도 잘 해주시고 좋아요. 새로운 방이 개설돼서 알려드려요."
카카오톡으로 불쑥 광고 메시지가 왔다.
대화방 제목은 '000의 주식과 해외선물'이었다. 대화방에 입장해 보니 참여자가 100여명이었다. 하루에도 수십명이 드나들었다. 일주일 뒤에 참여 인원이 300명에 이르자 '수상한 리딩'이 시작됐다. 방장이 '매수'와 '매도'를 지시하면 참가자들이 일사불란하게 거래를 마쳤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머니투데이 취재진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사기로 의심되는 주식리딩방 단체대화방에 참여했다. 해당 대화방은 매일 2~3차례 국내외 증권시장에서 선물거래 리딩을 통해 수익을 보게 해주겠다고 광고하며 참여를 유도하는 곳이었다. 참여자는 200여명에 달했다.
이 대화방에선 매일 같은 풍경이 연출됐다. 방장이 매수와 매도를 안내하면 10여명이 따라하고 수익을 공개했다. 이들은 장의 상황과 관계없이 매일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이익을 봤다고 했다. 한 참가자가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항의하자 곧바로 메시지가 가려졌다.
이들은 일주일 가운데 3일은 자신들이 개설한 '정규 리딩방'에서 투자 자문이 진행된다고 했다. 정규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름, 연락처, 이메일, 예상투자자금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자체 투자 사이트에 가입해야 했다. 주 2회 이상 이용하지 않으면 방에서 퇴출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피해가 수십억원대에 이르기도 한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사기 등 혐의를 받는 일당 16명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가상자산 투자리딩방을 개설한 뒤 투자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70억여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불법 입수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광고문자를 보내 리딩방으로 유인했다. 대화방에서 1인 다역을 하며 큰 수익을 거둔 것처럼 홍보하고, 투자금 입금을 유도해 수익금 인출에 필요한 세금, 수수료 등을 명목으로 추가금을 요구하며 돈을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리딩방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인원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금윰감독원에 따르면 주식리딩방 등 유사투자자문업과 관련해 접수된 피해민원은 지난해 3442건으로 전년 대비 97.4% 증가했다.
주식리딩방 등 유사투자자문업체는 신고제로 운영되고 영업행위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투자자문업체의 합법 여부는 일반인이 확인하기 어렵다"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리딩방을 운영하며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말하고 많은 돈을 입금하면 '먹튀'하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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