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어민 영상 공개에 민주당 "통일부가 할 일이냐" 반발(종합)

통일부가 2019년 11월 탈북 어민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송환될 당시 촬영된 영상을 18일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통일부가 할 일이냐”고 즉각 반발했다.

통일부가 공개한 탈북어민 2명이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북한으로 송환되던 당시 촬영 사진. 통일부 제공

통일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약 4분 분량의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갈 당시 어민 1명이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땅에 찍으며 자해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어 다른 어민 1명은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호송 인원에 둘러싸인 채 걸어 나와 특별한 저항을 하지 않은 채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갔다. 다만 이들이 북측에 인계될 당시 소리를 지르거나 강하게 저항하는 등의 음성이나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개인이 찍은 영상이어서 제대로 편집되지 않았고, 얼굴도 모자이크 처리돼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영상은 탈북어민 북송 당시 현장에 있던 통일부 직원 이 개인적으로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통일부는 촬영된 영상의 존재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이날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들 어민은 지난 2019년 10월31일 어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을 남하하다 우리 군에 나포됐다.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해상에서 북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진정성이 없다”는 당시 정부의 판단 하에 11월7일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됐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는 남북개발을 진전시키고 협력을 증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통일부가 왜 이렇게 남북 갈등을 고조시키는 일에 앞장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재차 “참 끝이 없다. 의도는 선정적인 장면 공개해 국민 감정선을 자극하겠다는 취지인데, 통일부라는 부처가 과연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곳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