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빈 손 귀국에 유가 안정화 '안갯속으로'..정유주 전망은?

홍재영 기자 2022. 7. 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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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무릅쓰고 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얻어간 것은 없었다.

전 세계가 석유 증산으로 인플레이션과 환율 폭등의 주범으로 꼽힌 고유가가 해소되길 기대했지만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우디 측이 원유 증산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으면서 유가의 추가 하락 전망에는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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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뉴스1

비판을 무릅쓰고 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얻어간 것은 없었다. 전 세계가 석유 증산으로 인플레이션과 환율 폭등의 주범으로 꼽힌 고유가가 해소되길 기대했지만 부응하지 못했다. 하락세였던 유가에 다시 상승 우려가 겹치며 인플레와 달러 강세 해소는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사우디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은 원유 증산을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지속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내리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그 자체로 비판을 샀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부터 사우디를 고립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미 정보 당국이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다.

비판에도 불구하고 찾은 사우디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는 없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유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빈 살만 왕세자도 회의에서 "우리는 이미 최대 생산 가능 범위인 하루 1300만 배럴까지 증산을 계획했다"면서 "이를 넘어서기는 불가능하다"고 추가 증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에는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7월12일부터 지속적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 측이 원유 증산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으면서 유가의 추가 하락 전망에는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가의 상방 압력은 완화되겠지만 배럴당 90달러 이하로 돌아가는 추세 안정화를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지속 역시 한국 증시에 영향을 주지만 강달러 현상으로 인한 환율 상승세도 큰 부담이다. 외국인 수급을 악화시키며 추세적인 상승을 막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장 중 1326.5원 까지 치솟았던 지난 15일 코스피 지수는 한 때 23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의 경기침체 우려감이 언제 마무리 될 수 있는지가 글로벌 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유로존 경기 문제의 시발점이 전력가격이라는 점에서 모든 문제의 해결의 실마리는 유가의 하락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사진=뉴스1

유가 안정이 안개 속에 갇히면서 고유가 수혜주인 정유주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정유주는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에 주가 조정을 받았다.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S-Oil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400원(3.82%) 상승한 9만2300원에 장을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7% 올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최근 유가 억제를 위한 시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날 "수요 둔화 우려나 G7이 러시아 원유 수출가 상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부분들이 유가를 억누르기 때문에 현재 기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당장은 유가가 조정받는 분위기가 낮춰졌으니 긍정적일 수 있지만 업종에 있어서 급작스럽게 호전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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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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