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족' 원금 탕감은 오해"..'도덕적해이' 진화나선 금융위원장

김남이 기자 2022. 7. 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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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민생안정정책, 취약계층과 일반 국민 모두 포함".."관치금융 표현 곤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25조원+α' 규모의 금융부문 민생안정 정책이 '빚투족(빚내서 투자한 사람들)'을 지원한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직접 "가상자산 투자에 실패한 투자자를 위한 제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청년 지원정책은 일부일 뿐이고, 취약계층과 일반 국민을 위한 지원 정책이 모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발표된 지원 정책과 관련해 일각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우리 금융시스템을 보면 정상적인 채무상환이 어려운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절차를 통해 재기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이번 조치도 이 같은 기존 제도의 정신과 기본취지에 맞춘 것"이라며 "과거 IMF위기나 코로나 사태에서도 도덕적 해이 문제가 제기 됐으나 국민들이 힘을 모아 이 같은 지원을 함으로써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빚투 청년 원금 탕감 오해, 이자만 감면"...정부예산 투입 없어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를 두고 일부에서는 도적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저신용 청년의 이자를 30~50% 감면해주는 특례채무조정 제도를 두고 가상자산과 주식투자에 실패한 '빚투족'의 부채를 국민이 부담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현실을 좀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려다 '투자 손실'이라는 표현이 들어갔고, 이 부분이 도적적 해이 문제를 촉발시키는 부분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가상자산 투자 실패한 청년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정책의 기본적인 구조는 정상적으로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계층과 물가와 금리상승 과정에서 굉장히 부담을 느낀 일반 국민 모두를 다 포함하는 제도"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성실상환자를 위한 대책으로 △소상공인 대상의 대환대출(고금리→저금리) △소상공인 사업경쟁력 강화 지원 △안심전환대출(고금리→저금리 주담대)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 한도 확대 △저금리 정책서민금융 확대 등을 예로 들었다.

김 위원장은 "청년들도 제도에 포함이 됐지만 그것은 굉장히 일부"라 "가상자산 투자,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 (대출) 원금을 탕감한다는 오해가 있는데 그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청년에 대해서도 이자 부담을 조금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청년특례채무조정이)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예산투입과 관련해서 저신용 청년 채무조정을 운영하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은 해당대출을 취급한 금융사가 부담을 지며 정부예산은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신복위는 협약에 따라 금융사 동의 아래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대책은 정말 정상적인 부채 상환이 어려운 분을 위해서 마련한 조치임을 알아달라"며 "이런 분들에 대해서 조금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주현 "정부 지원 정책으로 금융사도 부담 덜어...관치금융 표현 곤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를 금융권에 떠넘긴다는 지적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이번 정책으로 인해 부실 위험 우려가 줄어든 만큼 금융회사의 부담도 줄어 든다"며 "금융기관도 각각의 차주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처하면 좋을지 충분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기연장 문제 등과 관련해서) 은행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과도 일선까지 면밀하게 검토하고, 금융당국와 이야기를 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관치금융 혹은 부실을 떠넘긴다는 식의 표현은 곤란하다"고 했다.

지원대책을 위한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125조원이 넘는 필요 재원 중 현재 편성된 정부예산은 4조7000억원가량이다. 굵직한 사업(새출발기금 30조원, 안심전환대출 45조원)은 정책금융기관의 회사채 발행으로 충당된다. 김 위원장은 "관계기관과 협의 채권발행 물량이나 시기를 조정하고, 일부 채권은 해외 발생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대출이 많이 늘었고, 금리가 오는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번 정책의 취지는 좋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상환계획 제출과 이것을 심사해서 선별적으로 지원해주는 등의 상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우려도 큰 만큼 재원 확보 방안도 더 밝히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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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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