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이 물어 뜯은 개 안락사 재추진..사고견 처분 불가피 VS 교화 가능?

울산 8살 아이 개물림 사고에 대해 검찰이 개 안락사 절차에 제동을 건 가운데 경찰이 안락사 절차를 다시 추진키로 했습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18일 보강 수사를 거쳐 압수품인 사고견 폐기 처분 필요성에 대해 검찰의 재지휘를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울산지검은 경찰의 사고견 안락사 지휘 요청에 대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등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압수물은 사건 종결 전에 폐기처분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의 압수물인 사고견은 비록 사람을 물어 중한 상해를 야기했지만 지금까지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위험 발생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제동을 건 바 있습니다.

이에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사고견이 다른 사람에 위해를 끼쳤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 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영상을 보면 사고견은 흡사 맹수가 먹잇감을 사냥하는 것처럼 집요하게 아이를 공격한다”며 “안락사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보고 관련 수사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도 믹스견으로 알려진 사고견은 지난 11일 오후 1시 20분쯤 울산시 울주군 한 아파트 단지에서 목줄이 풀린 채 돌아다니다가 하교 중인 8살 A군에 달려들어 목 부위 등을 물어 중상을 입혔습니다.

개는 달아나다 넘어진 A군의 목을 집요하게 물고 흔드는 등 2분 넘도록 공격했고, 이를 목격한 택배기사가 손수레를 휘두르자 A군에게서 떨어졌습니다. A군은 목과 팔, 다리 등에 봉합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 중에 있습니다.

70대 견주는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 반복되는 개물림 사고, 다시 불붙는 사고견 안락사 찬반논란

현행 형법상 개물림 사고가 발생하면 견주는 과실치상죄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반려견 처분에 관한 규정은 없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개물림 사고견의 안락사 논란에 다시 불이 붙고 있습니다.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훈련사는 울산 개물림 사건 현장 폐쇄회로(CC) TV 갈무리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뒤 “가슴이 너무 아프다”라는 짤막한 글을 남겼는데요. 그는 지난해 경기도 남양주시 야산에서 50대 주민이 대형견에 물려 사망했을 당시에도 “이런 식으로 개를 키운다면 안락사시킬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지자체에서는 절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심판하거나 언론의 비위를 맞춰서 판단하시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반려견 처분을 금지하고 견주만 처벌해야 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규제만으로는 사고를 완전히 예방할 수 없고, 사람을 해친 개라도 교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한편, 2024년 4월 27일부터는 동물보호법 개정에 따라 맹견 규제가 강화됩니다. 핵심 조항은 ‘맹견 사육 허가제’, ‘기질평가제도’와 더불어 개 물림 사고 발생 시 시·도지사는 견주가 반려견을 안락사 처분하도록 명령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