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에 가공업체들 계약금 2억원까지 포기하고 안 사가"

김현태 2022. 7. 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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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가공업체들이 미리 낸 계약금 2억원도 포기하고 나락을 안 사가."

편해원 신포항농협 조합장은 "예년 같으면 이맘때쯤이면 계약을 한 가공업체들이 나락을 모두 가져가 저장고가 비어 있어야 한다"면서 "쌀값 내림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부터 계약했던 가공업체들이 계약금을 포기하면서 계약을 해지하더니 지금은 모든 계약이 해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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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신포항농협 저장 건조 벼 5천300t 판로 막혀

(포항=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쌀 가공업체들이 미리 낸 계약금 2억원도 포기하고 나락을 안 사가."

쌀값 폭락에 가득 쌓인 건조 벼 5천300t (포항=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8일 경북 포항시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신포항농협 저장고에 쌀값 폭락으로 판매되지 못한 무게 1t짜리 건조 벼 포대들이 가득 차 있다. 신포항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수매한 건조 벼 5천300t이 쌀값 폭락으로 판매되지 못하고 쌓여 있다"며 "다음 달 시작하는 올해 햅쌀 수매는 못 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2022.7.18 mtkht@yna.co.kr

오호태 대구·경북농협 미곡종합처리장 운영협의회장은 최근 쌀값 폭락에 따른 어려움을 묻자 이같이 답하며 긴 한숨을 덧붙였다.

가파른 물가상승에도 쌀값만이 떨어지는 가운데 장대비가 쏟아진 18일 찾은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신포항농협 저장고에는 무게 1t짜리 나락 포대들이 가득 차 있었다.

나락은 도정 과정을 거치지 않은 건조 벼다.

오 회장은 "지난해 건조 벼를 40kg 한 포대당 6만1천600원에 농민들로부터 수매했는데 지금 시세가 5만2천원 선이다. 이러니 팔리겠냐"고 했다.

신포항농협은 포항 북구 청하면, 송라면, 신광면 등 3개 면에서 지난해 수확한 건조 벼 5천300t을 수매해 보관 중이다.

올해 초 건조 벼 전량을 쌀가공업체들과 업체별로 계약금 약 2억원을 미리 받고 매각을 완료했지만, 쌀값이 떨어지며 계약해지가 잇따랐다.

편해원 신포항농협 조합장은 "예년 같으면 이맘때쯤이면 계약을 한 가공업체들이 나락을 모두 가져가 저장고가 비어 있어야 한다"면서 "쌀값 내림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부터 계약했던 가공업체들이 계약금을 포기하면서 계약을 해지하더니 지금은 모든 계약이 해지됐다"고 설명했다.

쌀값 폭락에 가득 쌓인 건조 벼 (포항=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8일 경북 포항시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신포항농협 저장고에 쌀값 폭락으로 판매되지 못한 무게 1t짜리 건조 벼 포대들이 가득 차 있다. 신포항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수매한 건조 벼 5천300t이 쌀값 폭락으로 판매되지 못하고 쌓여 있다"며 "다음 달 시작하는 올해 햅쌀 수매는 못 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2022.7.18 mtkht@yna.co.kr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당 4만4천851원이다.

산지 쌀값은 작년 10월 5만5천원까지 오른 후 지속해서 하락하다가 지난 5월부터는 최근 5년간 평년 가격(약 4만7천원) 밑으로 떨어졌다.

판로가 막히면서 신포항농협은 올해 약 10억 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피해는 결국 조합원인 농민들이 고스란히 떠안는다.

편 조합장은 "보관 중인 나락도 큰 문제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올해 햅쌀 수매를 해야 하는데 저장고가 없어 수매를 못 할 수도 있는 사태가 더 큰 문제"라며 표정이 굳어졌다.

오 회장은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획기적인 쌀 정책변화가 없는 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없을 것"이라면서 "가물던 하늘에 모처럼 비가 내리는 만큼 쌀값 관련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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