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일본, 민주주의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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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지원 중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일본 내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자신의 범행 동기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를 지목했기 때문에 과연 이 사건이 민주주의 문제로 논할 수 있는지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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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민주주의 체제 근간을 흔드는 행위"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지원 중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일본 내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자신의 범행 동기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를 지목했기 때문에 과연 이 사건이 민주주의 문제로 논할 수 있는지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8일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정치 사상사 분야 전문가인 우노 시게키 도쿄대 교수는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을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 표현하는 여론에 대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누가 무엇에 도전했는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쓰는 민주주의란 말은 알맹이 없는 클리셰"라며 조금 더 건설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노 교수는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에 대해서 "개인적인 일종의 원한이고, 사고이기 때문에 정치적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표층적"이라고 지적했다.
우노 교수는 비록 용의자가 진술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 신조에 불만을 품은 게 아니라고 진술했음에도 이를 "종교단체를 원망하고 아베가 그 단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고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해도 살인까지 이르는 데는 비약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투표를 통해서 의사를 표명하거나 부당하게 돈을 빼앗겼다면 여론이나 법원에 호소하거나 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라며 용의자의 범행을 비판했다.
선거나 여론, 소송 등을 통해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우노 교수는 "만약 그런 인식이 없었다면 이것은 민주주의의 패배"라고 답했다.
그는 "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불만을 품고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라며 "대부분 문제들은 사회적 배경이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우노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배경이 가려져 마치 개인의 문제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노 교수는 기존에는 노동자 문제 등 사회집단적 문제에 대해 다 같이 모여 행동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이러한 '연대하는 방법' 자체를 사람들이 모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문제를 선거 등 사회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인식하지 못하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린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이유로 우노 교수는 이번 사건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안이하게 개인의 이기적인 착각으로 치부하는 것보다는 뿌리가 깊은 문제로 봐야 향후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우노 교수는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안전 보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의견을 말해도 해를 당하지 않는다는 민주주의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정치가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고, (시민들의) 탈정치화 현상이 진행되면 개인의 불만을 수용할 창구가 더는 작동하지 않아 폭발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노 교수는 민주주의 자체가 본래 갈등을 전제로 한 정치 체제이기 때문에 폭력이 배제되지 않는 한 민주주의 자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물론 비민주적 체제나 독재자의 폭압에 저항하는 민중의 항의가 폭력적으로 분출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우노 교수는 "일본은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라며 "자신의 불만이나 분노를 표현하고자 할 때 폭력에 호소하지 않아도 다양한 수단이 있다. 어디까지나 말로 표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우노 교수는 "정치적 지도자에 대한 폭력은 단순한 한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라며 폭력은 반드시 배제되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를 다시 되새겨 보아야할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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