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이어 신흥국 경제 위기?..국내 경제 영향은

류난영 2022. 7. 1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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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러시아발 에너지 수급 교란 위기
유로존 마이너스 성장 우려
신흥국도 도미노 디폴트 우려
수출 등 경제 타격 불가피

유럽연합 본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러시아발(發) 에너지 수급 교란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독일, 이탈리아 등 유로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태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도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터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對) 유럽 수출 등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인 '노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이 중단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에너지 수급 불안과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 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3분기부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올해와 내년 유로존 성장률이 각각 1.3%, -1.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씨티은행,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투자은행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유로지역이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EU의 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수입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54.8%로 절반이 넘고, 전체 에너지 수입의 러시아·우크라이나 비중도 26.3%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헝가리(76.3%), 독일(28.9%) 등의 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다. 천연가스는 유로존 에너지원의 24%를 차지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전방위적인 경기 타격이 불가피하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에너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유로존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은 보다 빨리 현실화 될 수 있다"며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유로존 내 취약국들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정부부채가 추가로 확대돼 왔는데 시장 예상 수준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재정위기 당시와 비슷한 시장금리 레벨에 도달할 수 있고 부채가 늘어난 국가들의 채무위기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도미노 '디폴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스리랑카, 엘살바도르 등 이미 디폴트를 선언했거나,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신흥국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초체력이 취약한 신흥국들이 스리랑카 뒤를 이어 연쇄 디폴트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신흥국의 대외채무는 2019년 4분기 대비 1조6000억 달러 규모가 확대됐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대외 채무를 크게 늘린 국가들 중 칠레, 루마니아, 헝가리 등 국가의 경우 상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단기채 비중이 높아 향후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리스크 회피심리, 유동성 긴축 등 부정적 요인에 따라 상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신흥국들은 실제 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금융센터가 신용등급 하락이 디폴트로 이어지는 확률을 전수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이 최저등급인 'CCC-' 이하의 등급으로 하락한 경우 90% 이상에서 디폴트로 이어졌다. 특히 이집트, 터키, 아르헨티나, 헝가리, 인도, 태국, 남아공은 고 위험국 국가로 예상됐고, 우리나라와 이스라엘,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는 저 위험국으로 구분됐다.

전문가들은 러시아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유로존 경제침체와 신흥국 연쇄 디폴트 위기로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 총 수출입의 대 유럽연합 비중은 10~11%에 달하는 만큼 유로존의 경기 둔화는 우리나라 수출 수요 둔화 등으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과거 2012년 유로재정위기 당시에도 우리나라의 대 유럽연합 수출이 11% 이상 큰 폭 감소한 바 있다.

한은이 국제산업연관표를 통해 실증분석한 결과 유럽연합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시 대 유럽연합 수출은 명목 기준 약 2~3%포인트, 실질기준 약 1%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 유럽연합 수출은 최종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로존의 내수 둔화에 민감한 구조"라며 "유럽연합의 반도체 제조장비나 자동차, 선박 부품은 고품질로 대체가 어려워 이들 국가로부터 수입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우리 산업 생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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