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이란, 친구에서 경쟁자로..석유·철강 시장서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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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인도,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석유와 철강 등을 싼 값에 팔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신들을 편드는 몇 안 되는 주요국 가운데 하나인 이란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 저널> 은 1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러시아가 서구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아시아 시장에 석유와 철강을 헐값에 공격적으로 내놓으면서, 이 시장을 꾸준히 닦아온 이란이 "불공정 경쟁"이라며 격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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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인도,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석유와 철강 등을 싼 값에 팔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신들을 편드는 몇 안 되는 주요국 가운데 하나인 이란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 나라가 서방의 제재란 문제에선 같은 입장을 가진 우호국이지만, 국제 원자재 시장에선 심각한 라이벌이 되면서 긴장관계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러시아가 서구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아시아 시장에 석유와 철강을 헐값에 공격적으로 내놓으면서, 이 시장을 꾸준히 닦아온 이란이 “불공정 경쟁”이라며 격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한 중개인은 신문에 “인도와 중국 바이어들이 러시아처럼 철강 1t에 30달러를 깎아달라고 말한다”면서 “이건 거의 살인적인 가격”이라 말했다. 하미드 호스세이니 이란 석유·가스 수출연합 대변인도 “러시아는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과 경쟁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관세청)가 밝힌 지난 5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4월에 견줘 25% 증가한 하루 200만배럴에 육박했다. 반면, 원자재 데이터 회사 케이플러(Kpler)가 공개한 이란의 중국 원유 판매량은 같은 기간 하루 39만5000배럴로 전달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세계 3위 원유 수입국 인도 역시 지난 5월 러시아산 석유를 평균 84만배럴 수입했다. 이 역시 전달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수입량이 적은 튀르키에, 아랍에미레이트, 아프가니스탄 등도 기존 이란산 원자재 구입을 줄이며 가격이 급락한 러시아산 석유와 철강 등을 적극 구매하는 중이다.
신문은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 에너지 시장의 전선이 재구조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고 지적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서구 주요국 시장에선 퇴출됐지만, 다른 시장에서 부상하면서 이란에게 타격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핵 개발로 2000년대 초반부터 서구의 경제 제재를 받아온 이란은 과거 10년 동안 정제 석유, 석유 화학제품, 휘발유, 액화석유가스 등을 중국, 인도, 튀르키에, 아랍에미리트, 아프가니스탄 등에 수출해왔다. 이런 틈새를 통해 미국 등의 경제 제재를 어느 정도 견뎌낸 것이다.
러시아와 이란은 19일 양자 정상회담을 예고해 두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을 방문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3자 정상회담을 한 뒤, 각각과 양자 회담을 한다.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서구의 제재 속에서 양국의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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