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주 0.75%p 금리인상 유력..1%p 올리면 경기침체 우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1.00%p가 아닌, 0.75%p 인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p를 높이는 것이 경제 취약성을 불필요하게 확대하고 자칫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탓이다.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은 인용해 연준은 한번에 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연준이 FOMC에서 연이어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점이 우세했지만,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등하면서 연준이 긴축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1.00%p 인상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에 다수의 연준 이사들이 1.00%p 금리 인상에 대해 과도하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과감한 긴축을 주장해 온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4일 아이다호주(州)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75bp(1bp=0.01%p) 인상도 강력하다”며 “100bp를 올리지 않는다고 연준이 일을 안 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속해서 자이언트스텝을 밟기로 한 결정 자체가 충분히 공격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역사적으로 급격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경제활동이 둔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5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너무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필요하게 경제의 약한 부분을 노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지난주 경제와 시장이 적응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경제학자들이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분위기라는 점도 WSJ는 함께 보도했다. 매체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에 대한 답변 평균치가 4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18%, 4월 28%, 6월 44%에서 더 높아진 수준으로, 사실상 경기침체 확률을 50%정도로 보고 있는 셈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에는 38%,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에도 26%에 불과했다.
이러한 경기침체 우려는 41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46%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연준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성장의 균형을 맞추는 적절한 수준에서 긴축 행보를 밟을 것이라는 답변은 42%, 금리를 너무 적게 올릴 것이라는 응답은 12.3%에 그쳤다.
WSJ는 실제로 지난달 연준이 예상보다 큰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폭락했고 장기 채권 수익률은 하락했다. 향후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점도 기준금리 1.00%p 상승을 결정할 근거를 약화시킨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5일 공개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전망도 완화되면서 자이언트스텝에 무게를 더했다. 연준의 긴축 속도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됐던 미시간대학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5.2%로 전월 5.3%보다 소폭 떨어졌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전월 3.1%에서 2.8%로 낙폭이 더 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 주 CPI 공개 당일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7월 기준금리 1.00%p 인상 가능성을 80%이상 반영했으나 현재 29.1%선으로 내려갔다.
연준은 오는 26~27일 FOMC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연준이 이날 1.00%p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이는 기준금리를 통한 시장조작을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최대 인상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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