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 활강체, 전술 핵탄두 장착..韓 위협 우려
기사내용 요약
조홍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분석
"한미 군사작전 방향 논쟁과 혼란 야기"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강체에 전술 핵탄두를 장착해 한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조홍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국방정책연구 2022년 여름호에 기고한 ‘극초음속활강체의 특성과 군사적 함의: 한반도 내에서 활용될 경우를 중심으로’ 논문에서 “만약 북한이 단거리 극초음속 활강체를 개발해 전력화한다면 이는 북한이 최근 개발 중인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와 함께 전술 핵을 투발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수단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위원은 이어 “전술 핵을 활용할 경우 공격을 계획한 목표에 정확하게, 적시에, 성공적으로 낙탄할 수 있는 능력이 북한 입장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표적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공기역학적 유도를 실시해 궤적을 조정할 수 있는 극초음속 활강체는 전술 핵 사용을 위한 이상적인 투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조 위원은 또 “북한이 유사시 한미 동맹의 공세 작전에 대응해 벼랑 끝 전술의 일환으로 최후의 핵 사용을 위협할 경우에도 극초음속 활강체는 유용한 투발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극초음속 활강체는 기존의 탄도미사일 대비 미사일 방어 체계에 의한 요격 확률이 낮다고 인식되기에 극초음속 활강체는 북한의 핵 위협 역량과 신뢰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 내 그리고 한미 간 군사작전 방향에 대한 논쟁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술 핵무기는 개별 전투에서 활용될 수 있는 비교적 위력이 작은 단거리 미사일용 핵탄두를 의미한다. 반면 전략 핵무기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폭격기 탑재 순항 미사일(ALCM)에 장착하는 중장거리용 고위력 핵탄두다.
북한이 향후 7차 핵 실험을 통해 검증한 전술 핵탄두를 극초음속 활공체에 장착할 수 있다는 게 조 위원의 설명이다. 북한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극초음속 활공체를 시험 발사하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극초음속이란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력을 뜻한다. 극초음속 활공체(HGV: Hypersonic Glide Vehicles)는 지구 궤도로부터의 재진입 방식을 활용해 높은 속력을 획득하고 대기권 상층에서 극초음속으로 활강하는 무기 체계다.
극초음속 활강체는 공기 흡입식 연소 기관을 통해 비행 과정에서 추력을 발생시키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과 달리 대기권에서 동력 공급 없이 활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활강체 운동 에너지는 활강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탓에 목표로 하는 속력과 사거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발사 초기에 높은 속력으로 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극초음속 활강체는 탄도 미사일과 같이 로켓 추진체(booster)에 탑재돼 발사된다.
추진체에서 분리된 후 활강체는 중력 영향을 주로 받으며 하강하는 탄도 비행 단계을 한다. 이 단계 후에 대기권 상층에서 하강 속도를 늦추며 안정된 활강 단계로 진입하는 풀업(pull-up) 단계가 이어지며 풀업을 마친 활강체는 대기권에서 지속적으로 양력을 발생시켜 목표 인근까지 비행한다. 마지막 단계는 활강체가 목표를 향하여 낙하하는 종말 단계다.
극초음속 활강체는 초기 비행 궤적은 탄도 미사일과 유사하다. 그러나 탄도미사일의 추진체 연소 후 나머지 전 비행 과정이 탄도 궤도를 따르는 것과 달리 극초음속 활강체는 추진체 연소 후 분리돼 풀업 단계부터 공기역학적으로 대기권에서 활강한다. 따라서 같은 사거리를 갖는 탄도 미사일에 비하여 극초음속 활강체는 더 낮은 고도로 활강한다.
극초음속 활강체의 고유하고도 가장 중요한 특성은 대부분의 활강 시간에 대기권 상층에서 위치하며 공기역학적 제어를 통해 무동력으로 활강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 극초음속 활강체에 전술 핵탄두를 장착할 경우 한국은 꼼짝없이 당해야 하는 것일까. 조홍일 위원은 한미 연합군 역량으로 극초음속 활동체를 요격할 수 있다고 봤다.
조 위원은 “한미 동맹의 4D전략과 우리 군의 핵·WMD 대응체계는 극초음속 활강체를 포괄할 수 있도록 방어 대상을 확장하더라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군이 세워놓은 4D전략은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 대응전략’이다. 4D는 탐지(detect), 결심(decide), 격퇴(defeat), 방어(defend)를 의미한다.
조 위원은 “기존 탄도미사일 대비 저고도로 활강하는 극초음속 활강체는 분명 탐지 측면에서의 제한사항을 부과할 것이지만 종심이 짧은 한반도 작전 환경상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리고 극초음속 활강체는 비탄도 기동과 저고도 활강을 통해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으나 일반적 탄도 미사일과 유사한 수준의 속력으로 목표에 접근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적절한 교전 조건이 충족될 경우 미사일 방어 체계의 대응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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