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언론노조가 다 좌지우지하는 방송" 발언 권성동 원내대표 고소

강한들 기자 2022. 7. 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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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 등 언론노조 관계자들이 18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고소장 제출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노조가 18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경찰에 고소했다. ‘언론노조가 방송을 장악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는 등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한 혐의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KBS를 비롯해서 MBC 다 민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에 의해서 언론노조가 다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닙니까. 솔직히 깨놓고 얘기해서 우리가 어떻게 이걸 장악을 합니까”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15일에는 “정권 부역이란 표현이 등장할 만큼 여당인 민주당에 유리하게 편향적으로 다룬 사례가 많았다”며 “공영방송은 중립성과 공정성 상실로 국민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고도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주장에서 ‘근거’에 해당하는 부분은 “MBC 같은 것도 보라. 다 민주노총 소속 그런 사람들이 다 사장하고 지도부에 다 있는 거 아니겠냐”라는 발언이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언론노조 출신의 몇몇 KBS, MBC의 경영진의 행위와 언론노조의 행위는 당연히 구분돼야 한다. 심지어 경영진들은 언론노조 조합원도 아니다”며 “그들 주장대로라면 윤석열 정부는 검찰이 장악한 검찰 공화국이며, 고용노동부는 한국노총이 장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언론노조가) 강령과 조직 활동 목표에 따라 언론의 독립과 보도의 공적 책임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에 앞장서 왔다”는 점을 권 원내대표의 주장이 ‘허위’라는 근거로 들었다. 언론노조 강령 1호는 “우리는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깊이 인식하고 공정 보도를 가로막는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맞서 편집·편성권 쟁취를 위한 민주언론 수호 투쟁에 나선다”이다. 또 언론노조는 편집권 독립과 민주언론 실천을 위해 활동하는 ‘민주언론 실천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권 원내대표의 발언이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방증”이라고 봤다. 언론노조는 “공영방송 이사회를 정치권이 나눠 먹고 독식하는 현행 구조를 혁신해 ‘공정과 상식’에 걸맞은 공영방송 구조를 만들 때”라며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방송관계법 개정’을 최우선으로 처리해 공영방송을 둘러싼 오랜 논쟁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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