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서는 안 될 비극".. '인하대 사건' 분향소 애도 발길 이어져

강승훈 2022. 7. 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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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에 못다한 삶, 아름다운 하늘나라로."

18일 오전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1학년 동급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진 20대 여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B씨는 사건 당일 일행과 다 같이 술을 마신 뒤 "학교까지 바래다준다"며 A씨와 따로 이동했고, 해당 단과대학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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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여대생 추락·사망’ 사건의 피해자를 위한 추모공간에 학생과 교직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생에 못다한 삶, 아름다운 하늘나라로.”

18일 오전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1학년 동급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진 20대 여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이곳은 숨진 A씨가 지난 15일 새벽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가 한 행인에 의해 발견된 공과대학 2호관 정면으로 마지막 숨을 쉰 곳 장소이기도 하다.

고통 속에 생을 마친 A씨를 애도하는 발길은 이날까지 이어졌다. 단과대 건물 입구에 늘어선 화환에는 ‘네가 걸었을 앞날보다 아름다울까, 수천송이 꽃을 놓는다’, ‘별처럼 빛나던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등 고인의 명복을 비는 안타까운 바람이 적혔다.

여기서 만난 인하대 정보통신공학과 4학년 신현민씨는 “학생들이 가장 안전하게 학업을 이어나가야 할 공간인 캠퍼스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한창 아름다운 나이에 하고 싶은 것도 많았을텐 데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 너무도 슬프다”라고 말했다.

‘인하대 여대생 추락·사망’ 사건의 피해자를 위한 추모공간에 학생과 교직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A씨의 또래로 보이는 여학생 3명은 잠시 멀찍이 서 있다가 이내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서로를 부퉁켜 안았다. 동시에 한참 눈물을 쏟아낸 이들 가운데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무섭지 않은 곳에서 편히 뛰어 노세요”라고 나지막이 읊조렸다.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비보를 전해들은 인근 지역에서도 추모 행렬이 계속됐다. 50대 주민은 “과거 다녔던 학교 이 교정에서 이런 말을 남기는 현실이 슬프고 아프다”라며 “내 딸이, 내 딸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맘놓고 숨 쉬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깊은 숨을 내뱉었다.

분향소 옆으로 세워진 게시판에도 고인을 기리는 정성어린 글들이 빼곡하게 붙었다. A씨를 위로하고자 꾹 눌러쓴 글씨 일부에서는 다 적어내려가지 못한 메모도 있었다. ‘그 곳에서 못다핀 꿈 이루길 바라요’, ‘고통스럽게 세상과 이별하게 된 당신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어 죄송합니다’ 등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인하대 여대생 추락·사망’ 사건의 피해자를 위한 추모공간에 학생과 교직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 학기의 짧은 대학생활을 마친 A씨의 학내 분향소는 유족의 뜻대로 발인을 마친 이날까지만 운영키로 했다. A씨의 장례는 본인이 생전 성장기를 보낸 지방에서 부모님을 포함한 적은 인원의 유족이 모여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가 건물 3층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같은 학교 1학년 남학생 B씨는 전날 준강간치사 혐의로 미추홀경찰서에 구속됐다. B씨는 사건 당일 일행과 다 같이 술을 마신 뒤 “학교까지 바래다준다”며 A씨와 따로 이동했고, 해당 단과대학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B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참고인 조사를 펼쳤다. 조사 도중에 B씨가 혐의를 인정하자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B씨가 A씨를 성폭행한 뒤 고의로 건물 밖으로 떠밀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B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를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인천=글·사진 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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