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GPS' 개발 닻 올렸다..전담 사업본부 출범

이정호 기자 2022. 7. 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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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구축 완료..GPS보다 오차 적어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KPS는 위치와 항법, 시각 정보를 제공하며 2035년에 구축이 완료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앞으로 인간이 드론을 이용해 공중으로 이동하거나 물품을 배송할 때, 또 지상에서 자율주행차를 탈 때 장애물에 부딪치지 않으려면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바로 정확한 위치정보다. 초정밀 위치기반 수치를 제공받아야 사고를 막고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정부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부는 2027년 KPS 운영을 위한 첫 위성을 쏘고, 2035년에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KPS가 완성되면 미국의 위성항법시스템(GPS)에 의존하는 현재 한국 위치정보체계의 독립성을 높이고, 무엇보다 위치정보를 이용해 움직이는 물체를 지금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개발사업본부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연구개발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현재 한국 국민은 위성항법 정보를 얻기 위해 미국이 개발한 GPS를 사용하고 있다. GPS는 본래 비행 무기를 아군이 의도한 곳에 정확히 낙하시키기 위해 사용하던 군사용 시스템이다.

그러다 1983년 소련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대한항공 여객기를 격추한 사건을 계기로 민간에 개방됐다. 이전까지 항공기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관성항법시스템(INS)을 사용해 자신의 위치를 가늠했는데, GPS를 사용해 위치 정확도를 높인 것이다.

KPS, GPS와 달리 한반도에 서비스 집중

KPS는 GPS와 용도가 비슷하다. 다만 KPS의 서비스 범위는 GPS와 달리 한반도에 집중된다는 게 다르다. KPS는 한반도를 겨냥한 지구 궤도에 인공위성을 띄워 위치와 항법, 시각 정보 등을 국민에게 제공한다. KPS를 통해 얻은 정보는 교통과 통신, 금융 등의 국가 핵심 인프라를 운영하는 바탕이 된다.

과기정통부는 KPS를 GPS와 동시에 운영해 내비게이션 등의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본다. 한국에는 도심이나 산악 지형이 많아 GPS의 신호 품질이 떨어지는 일이 많은데,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또 위성항법 정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도 완화할 수 있다. 비상시 미국의 GPS가 중단되는 일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다.

특히 KPS는 자율주행차나 도심항공교통 같은 차세대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과기정통부는 보고 있다. 수㎝급에 이르는 세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해 오차 없이 운행 또는 운항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KPS는 한반도만을 겨냥해 개발한 지역 맞춤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전 세계를 서비스 범위로 하는 GPS의 오차는 수m에 이르러 정밀한 제어에는 한계가 따른다.

총 8기 위성 배치…3조7234억원 투입

KPS는 한국이 추진하는 우주개발 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내년부터 2035년까지 총 3조7234억원이 투입된다. 모두 8기의 위성을 지구 궤도에 배치할 예정이다.

2027년에 첫 위성을 쏘고, 2034년에 시범 서비스를 개시한다. 2035년에는 위성 배치를 완료한다. 한국이 KPS를 완성하면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7번째로 자체 위성항법 체계를 보유한 나라가 된다.

이 장관은 “KPS 개발 사업은 한국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우주개발 프로그램이자,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국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KPS를 차질없이 개발할 수 있도록 범부처 추진 체계를 정비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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