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성폭행' 살인 혐의 적용 가능할까?..학교는 추모 분위기

이준엽 2022. 7. 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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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급생을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인하대생이 어제(17일) 구속됐습니다.

학교에서는 추모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구속된 학생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준엽 기자!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사건인데 우선 사건 개요부터 다시 정리해주시죠.

[기자]

지난 15일 새벽 3시 50분쯤, 인천 용현동 인하대학교 2호관 건물 앞에서 20대 여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됐습니다.

피해자 20살 A 씨는 해당 대학 1학년 새내기였는데 발견 당시 머리 등에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A 씨는 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송 3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보고 당시 술에 취한 채 A 씨를 부축해 범행 장소로 한 남성이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는데요.

범행 현장에 남아있던 휴대전화를 발견해 해당 남성의 신원을 특정했습니다.

또 이날 오후 피의자 김 모 씨 신병을 확보해 긴급체포했습니다.

김 씨와 A 씨는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사건 발생 전날 서로 다른 계절학기 수업 시험을 치고 저녁에 다른 사람들까지 포함해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교내 다른 건물 화장실에서 피해자 옷가지 일부를 발견했는데요.

김 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피의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뭔가요?

[기자]

우선, 김 씨가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할 때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김 모 씨 / 인하대학교 1학년 : (혐의 인정하십니까?) …. (피해자한테 할 말 없어요?) 죄송합니다. (왜 구조요청 안 하셨습니까?) …. (증거인멸 시도하셨어요?) ….]

긴급체포 당시 피의자 김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강간치사'였는데요.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준 강간치사'로 바뀌었습니다.

준강간죄는 가해자의 행동이 아닌, 제3의 원인으로 피해자가 항거불능이나 심신상실 상태에 빠져있었을 경우에 적용되는데요.

범행이 이뤄졌을 때 이미 피해자 A 씨가 술에 많이 취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에 혐의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강간죄나 준강간죄나 적용되는 형량은 차이가 없습니다.

형량에 실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고의로 숨지게 한 '살인'인지 의도와 상관없이 숨진 '치사'인지인데요.

준 강간치사 혐의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내려지지만, 준 강간살인 혐의가 적용되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으로 형량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진 김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준강간 치사'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혐의 적용과 관련해 앞으로 수사에서 확인해야 할 내용은 어떤 부분인가요?

[기자]

치사 대신 살인 혐의를 적용하려면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성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A 씨를 밀지 않았다면서 고의를 부인했는데요.

우선 국과수 1차 부검 결과에서는 기존 혐의 말고는 특이점이 없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향후 수사상황에 따라 고의로 피해자를 떠민 점이 확인되면 죄명을 치사에서 살인으로 바꿀 방침인데요.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최근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여성이 복도 창문에서 추락할 수 있는지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범행 시간에 맞춰 한밤중에 발생 장소인 건물 3층 복도 창문 밖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 확인한 건데요.

바닥에서 창문틀까지 높이는 1m 정도로, 두 사람이 실랑이하는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창틀이나 외벽에서 지문을 비롯한 유전자 정보도 채취해 감정을 의뢰한 상황입니다.

이밖에 김 씨가 A 씨를 인적이 드문 학교 건물로 데려가거나 술을 마실 때부터 과음을 유도했는지 등 범행이 계획적이었는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인하대 안팎으로 추모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학생이 가장 안전하게 느껴야 할 공간인 학교 캠퍼스 안에서 일어난 범죄라는 점에서 학교 안팎으로 안타까움과 분노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인하대 총학생회 비대위와 학교 교직원들도 잇따라 추모 성명을 냈습니다.

대통령실에서도 브리핑에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과 질서를 세우겠다고 입장을 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인하대 2호관 앞에는 추모 공간이 마련됐는데요.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고인의 명복을 빌고 돌아갔습니다.

메모지를 붙일 수 있도록 마련된 판은 추모의 글로 가득 찼고요.

음료수나 국화꽃을 직접 마련해 놓고 간 추모객들도 있었습니다.

추모공간을 찾은 손님들은 비극적인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고요.

대학원에 다니는 한 여학생은 연구실에서 자주 늦게 귀가하는 입장에서 남 일 같지 않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추모 목소리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신현민 / 인하대학교 정보통신공학부 4학년 : 다시는 이런 일이 교내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학생이 가장 안전해야 하는 캠퍼스라는 공간에서 두 번 다시는 이 학교 안에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학교도 사건 후속대책을 내놓았다고요?

[기자]

네. 인하대학교는 오늘 오전 총장 주재로 사건과 관련한 전반적인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2만 명 재학생들에게 원래 시행하는 것과 별도로 특별 성폭력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기로 했고요.

필요한 재학생들에게는 심리치료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시설 출입 시간대를 조정하거나 CCTV 증설, 보안인력 확충을 비롯한 보안 강화 방안도 마련할 방침입니다.

피의자 김 모 씨는 교칙에 따라 가능한 한 빨리 퇴학 등 징계 조치할 예정입니다.

피의자 김 씨는 어제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고 경찰은 추가조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잇따르는 추모 분위기 속에 범행의 고의성, 계획성을 비롯한 사건 경위가 제대로 밝혀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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