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에 선방했지만..이러다 대만 반도체에 1위 자리 뺏긴다 왜? [비즈360]
TSMC 약 109조원 수준 전망
영업이익 TSMC 글로벌 1위 될 듯
삼성전자 초미세공정 기술력 추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올해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향한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출에서 소폭 앞설 것이란 예상에 맞서 TSMC가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며 삼성전자와 대등한 수준까지 넘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나아가 영업이익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따른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삼성전자가 기존 선도 중인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도 ‘깜짝 실적’을 내 막판 대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업익은 TSMC, 삼성 매출 1위 사수도 불안=18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는 올해 110조원대의 매출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하는 TSMC 또한 올해 110조원에 가까운 매출이 전망되며 피말리는 실적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부문 매출을 115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으며 TSMC는 2조4692억대만달러(약 109조2000억원)로 전망했다.
최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악재 속 시장의 우려에도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만 77조원의 매출을 냈고 이 중 반도체는 전년대비 20% 가량 늘어난 29조원 수준으로 잠정 예상되고 있다.
TSMC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2분기만 5341억4000만대만달러(약 23조40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3.5% 급증했다.
매출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도 미국 인텔을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TSMC의 거센 추격과 환율 등 영향이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TSMC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0% 이상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강자인 TSMC를 절대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만 영업이익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를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은 30~40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반면, TSMC는 최대 48조원까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TSMC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 1위 기업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산업의 큰 판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초미세공정 대결 본격화…‘3나노 역전’ 가능?=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추격하는 삼성전자는 초미세공정 기술 개발을 통해 역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양산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TSMC를 초미세공정 기술력에서 앞서며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2004년 파운드리 사업 진출 이후 18년 만의 쾌거다.
TSMC가 핀펫 기반 3나노 공정의 연내 양산을 계획하고 있지만 초미세공정 경쟁이 이어질수록 결국 GAA 기술로 전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문제는 수율(양품 비율)이다. TSMC는 4나노 수율 확보가 과제다. 삼성전자도 7나노 수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4나노 수율이 오르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3나노에서는 한 발 앞섰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나노 수율은 50%대까지 상승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5나노 수준까지 개선될 것”이라며 “3나노 수율도 시장 기대치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면 TSMC의 3나노 양산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4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 향후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로 전장 확대…핵심 키는 현대차?=삼성전자의 추격에 TSMC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웨스트 2022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폴크스바겐이 TSMC와의 협업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TSMC와의 협력을 밝히기도 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 출고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완성차 업계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반도체 업계와 손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도 현대차와 파운드리 협력을 통해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다.
실제 지난해엔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를 발족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모비스, DB하이텍, 텔레칩스, 넥스트칩, 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등도 참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사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를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완성차 업계도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대표인 조성환 한국자율주행협회장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수요 기업 간 기술 교류회’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속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탄탄한 국내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시기”라며 “교류회를 통해 기업 간 협력 기반이 조성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폴크스바겐이 팹리스(반도체 설계)가 되고 TSMC가 파운드리를 맡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협력하게 된다면)삼성전자와 현대차 역시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양사의 협력도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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