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 매체 "바이든 중동 '빈손' 귀국..美 영향력 감소"

中글로벌타임스 "美석유 위기, 중동에 유턴"
"실익 없고 부끄러워..목표 달성 못해"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서 큰 성과 없이 귀국한 데 대해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평가했다.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해안도시 제다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을 빈 살만 왕세자가 마중 나와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AFP)

18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재확인하기 위해 나흘간 순방 일정을 마쳤지만 그의 주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했다”며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영향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에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소위 ‘위협’을 반복적으로 제기했다”며 “이는 분쟁이 이미 많은 이 중동지역이 미국으로부터 야기하는 위험을 인식하게끔 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또 전문가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석유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중동 국가들과 친해지기 위해 유턴하는 것은 중동 국가들에 미국의 이기심과 위선을 더 노출하는 것”이라며 “바이든의 첫 중동 순방이 또 하나의 크고 어색한 외교적 실수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은 실익이 없고, 동시에 부끄러운 것”이라며 “미국은 이란에 대한 효과적인 억지력을 형성하고, 러시아로부터 석유 수입을 줄이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증산을 추진했지만, 이 목표 중 달성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갈등에 휩싸인 지역에 더 큰 불협화음 내려는 것이 분명하다”며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처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동원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웨이리에 상하이국제대학 중동문제연구소 소장의 견해를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 때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를 방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와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유증산 △이란 핵 문제 공동 대응 △중국과 러시아 견제 등 소기의 목적 중 어느 것에 대해서도 확실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