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내각 인사 책임론 고개.. '인적 쇄신' 극약처방 나오나

이창훈 2022. 7. 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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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회사진기자단
대통령실과 내각의 누적된 인사 문제가 여권의 권력 다툼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를 겨냥해 “말씀이 거칠다”라고 하면서 권 직무대행이 추천한 인사를 세평과 경력 등을 고려해 정당하게 선발했다고 강조했다. 권 직무대행이 “열린 마음으로 듣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사 실패 책임론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장 의원에게 쏠리는 모양새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의 공개 비판에 대해 “당 소속 의원이 당 대표직무대행 및 원내대표에게 이런저런 쓴소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장 의원의 지적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회수석실에 임용된 우모 씨와 관련한 말씀 올린다. 저는 권 직무대행으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하며 권 직무대행의 최근 발언에 대해 “국민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 말이 무척 거칠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과 권 직무대행은 최근 사회수석실에 채용된 9급 행정요원 우씨의 부친이 강릉시 선관위원으로 활동 중인 점, 우씨의 부친이 권 직무대행과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오래된 점, 우씨가 윤 대통령에게 선거 기간 1000만원의 고액 후원을 한 점 등을 놓고 야권이 ‘사적 채용’이라고 비판하자 “정치적 공세”라며 반박에 나섰다. 권 직무대행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우씨 채용에 대해 “사적 채용 프레임은 일반직과 정무직 공무원 채용 방법을 전혀 모르는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사적 채용’ 프레임 방어에 총력을 펼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1기 대통령실 인선이 실패했다는 자성론도 나오고 있다. 외적으로는 검찰·여의도·관료 출신으로 인사 안배와 균형을 이뤘지만 내부적으로는 대통령 비서실장이든 정무 수석이든 이를 하나로 묶을 구심적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6·1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둘러싼 징계 국면과 경제 위기 등 외부적인 상황과 별개로 윤재순 총무비서관의 딸 근무,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아내 신모 씨의 채용 검토,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를 주도한 유튜버 누나의 대통령실 근무 등 대통령실 내부의 인사 잡음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이날로 69일째를 맞았지만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로 1기 내각 완성도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인플레이션 발 경제 위기 속 정책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소야대’에 원 구성 지연으로 입법을 통한 국정과제 수행도 어려움을 겪는 이중고도 대통령실과 정부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당과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정무적인 판단에 대한 여당 내 우려도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도 연이은 인사 잡음에 대한 진단과 함께 책임 소재를 가리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도 인사 문제에 대해서 보고받았다.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라는 극약 처방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 안팎과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대통령실 인선을 주도한 장 의원에게 책임론을 돌리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 2개월 차 새로운 정부 그것도 대통령실의 인사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것을 본 사례가 없다. 새 정부 첫 대통령실 인사를 누가 했는가. 당시 인사총책임자는 비서실장 장제원 의원으로 보인다”라며 “정치적으로 합당한 책임을 지라. 도대체 당선인 비서실장으로서 자기가 가진 권한을 어떻게 행사했길래 국민이 탄생시킨 새 정부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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