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달라졌다..말 아낀 尹 대통령, 논란에 선 긋는 이유

박종진 기자 2022. 7. 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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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말을 아낀다.

━강제북송에는 "원칙론"채용논란에는 "다른 말씀 없나" 언급 안해━윤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을 받았다.

━국정 현안 챙기기에 주력"민생 경제 대책에 집중"━논란에 직접 대응하는 대신 윤 대통령은 민생 경제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여론을 당장 의식하기보다는 국가 전체를 보고 위기 대응에 주력하는 게 급선무"라며 "대통령은 민생 경제 대책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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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7.18/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말을 아낀다. 야권이 반발하고 집중 공세에 나서는 지점에서다. 이전 문재인 정권을 직접 겨냥하는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서는 "원칙론"만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등이 소위 '사적 채용' 프레임을 들고나온 지인 아들 대통령실 9급 채용 논란에는 아예 입을 닫았다. 앞서 장관 후보자 낙마 당시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며 거침없이 발언했던 것과 대조된다.

나라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때 대통령이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불필요한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한마디로 민생 대응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각종 논란에 선을 긋고 경제 위기 대응에 나서면서 국정 현안을 챙기는 전략이 여론을 움직일지 관심이다.

강제북송에는 "원칙론"…채용논란에는 "다른 말씀 없나" 언급 안해
윤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을 받았다. 직접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은 이날 역시 계속됐지만 질문 개수는 압축됐다.

먼저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국정원 조사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진행할지를 묻자 "대통령은 모든 국가의 사무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론 외에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전임 정부 측에서 흉악범을 추방했을 뿐이란 취지로 상세하게 반박한데 이어 대통령실이 브리핑을 열어 제대로 조사도 안 하고 결론 내렸다고 재반박하는 등 공방이 벌어진 상황과 거리를 뒀다. 진실 규명은 수사기관과 통일부 등 주무 부처의 대응에 맡기고 대통령이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이어 채용 논란에는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잇단 채용 논란에 윤석열 정부 공정이 무너졌다고 국정조사 요구 목소리까지 있다'는 물음에 웃으며 "다른 말씀 또 없으냐"고 말한 뒤 인사하며 집무실로 향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최영범 홍보수석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7.17/뉴스1


대통령실 참모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해명을 한 만큼 직접 발언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하위직 인사 문제에까지 하나하나 대통령이 언급하면 논란만 증폭시킬 수 있어서다.

대통령실은 전날에도 브리핑을 열고 선거운동 캠프에서부터 일한 청년을 법적 절차를 통해 대통령실 행정요원으로 채용한 것을 두고 사적 채용이라고 공격하는 건 논리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 사안의 핵심은 업무능력이 검증 안 된 사람이 사적 인연에 따라 채용됐는지 여부"라며 "해당 행정요원은 제가 알기에 선거운동 초반부터 참여해서 업무능력을 충실히 검증, 인정받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발됐다"고 밝혔다. 과거에 일부 국회의원이 경력과 능력이 검증 안 된 친인척 자녀, 혹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보좌진으로 채용해 비판받은 것과는 구별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7.18/뉴스1
국정 현안 챙기기에 주력…"민생 경제 대책에 집중"
논란에 직접 대응하는 대신 윤 대통령은 민생 경제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날 국무총리 주례회동 오찬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환경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국정 현안을 챙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하청 업체 노조 파업 사태 등 시급한 경제 산업 현안도 보고받을 예정이다. 최근 당정협의에서 논의된 소득세, 법인세 감면과 취약계층 부채 경감 대응 방안 등도 중점적으로 다룬다.

19일 오후에는 한미재무장관 회의를 위해 방한하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한미 공동 대응 등 양국의 협력을 강화한다.

이번 주에는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 업무보고도 차례로 예정됐다. 이달 말까지 모든 부처의 업무보고를 마무리한다.

윤 대통령은 장관 독대 보고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업무보고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장관이 현안을 확실히 파악해 밀도 있는 업무보고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론 각종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지지율이 쉽사리 회복되기는 어렵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경제상황도 당분간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여론을 당장 의식하기보다는 국가 전체를 보고 위기 대응에 주력하는 게 급선무"라며 "대통령은 민생 경제 대책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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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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