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FOMC에 쏠리는 관심.."금리 1%p 인상보다 0.75%p 인상 공감대 형성"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단번에 1%포인트 올리는 시나리오가 제기됐으나, 연준 당국자들은 0.75%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것만으로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는 26~27일 열리는 FOMC를 앞두고 정책 결정자들이 금리를 단번에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있었던 강연이나 인터뷰 등에서 대체로 ‘그레이트 스텝’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4일 한 행사에서 “75bp(1bp=0.01%포인트) 인상도 강력하다”라면서 “100bp를 올리지 않았다고 해서 연준이 할 일을 안 하고 있다고 말해선 안된다”라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를 1%포인트가 아니라 지난달에 이어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강력한 조치라는 것이다.
금리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지난 13일 미국 노동부가 6월 CPI 통계를 발표한 직후 확산됐다. 6월 CPI가 전년 같은 달 대비 9.1%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으로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에 최대폭의 상승이었다. 하지만 윌러 이사는 이에 대해 “우리는 이번 인플레이션 통계가 보기 싫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고 실제로 그랬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보기 싫었고 끔찍했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데이터만 가지고 정책을 결정해선 안된다”라고 말했다.
연준 당국자들은 금리를 너무 급격히 인상하면 과열된 경기를 일정하게 식히는 데에서 나아가 경기 침체라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림으로써 2020년 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지해온 제로(0) 금리 시대를 끝냈고, 5월(0.5%포인트), 6월(0.75%포인트)에도 연달아 금리를 올렸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5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행사에서 너무 급격하게 금리가 인상되면 경제에 불필요한 취약점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애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제와 시장이 적응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르게 긴축 정책을 펼칠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도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는 이유다. 미시간대가 최근 발표한 7월 소비자태도지수는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5.2%로 전월의 5.3%보다 낮아졌고,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8%로 전달의 3.1%보다 낮았다. 로런스 마이어 전 연준 이사는 “이 통계는 연준의 부담을 덜어 줬다”라면서 연준이 이번 달에 1%포인트 인상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가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5~2.50% 금리는 당국자들이 수요를 자극하거나 제한하지 않는 중립적인 수준이라고 추산한다고 전했다. FOMC 위원들은 오는 26~27일 회의를 앞두고 16일 자정부터 개인적 견해를 공개적으로 발설해선 안 되는 ‘침묵 기간’에 돌입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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