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을 가파도산으로..새싹보리 원산지 속인 업자들 '벌금형'

제주 서귀포시 가파도.2019.4.15/뉴스1 © News1 DB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산 새싹보리를 가파도산 새싹보리로 둔갑시켜 판매해 온 업자들이 벌금형에 처해졌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강동훈 판사)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제주시에서 한 업체를 운영하면서 제주산 새싹보리를 '바다와 바람이 키운 자연 그대로 가파도 새싹보리'로 표기한 뒤 가파도마을협동조합에 150g당 9000원, 300g당 1만6000원에 판매해 총 1300여 만원의 수익을 얻은 혐의를 받았다.

가파도마을협동조합 이사인 B씨는 이 같은 A씨의 범죄행위를 알면서도 2020년1월부터 그 해 11월까지 가파도 등에서 '가파도 15㎝ 새싹보리'라는 문구를 기재해 게시하는 방법으로 불특정 다수인에게 A씨 업체 새싹보리를 150g당 1만7000원, 300g에 3만2000원에 판매해 총 2600여 만원의 수익을 얻은 혐의를 받았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1월17일 법원으로부터 각각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이틀 뒤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A씨로부터 납품받은 새싹보리의 원산지가 가파도인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B씨에게 새싹보리 원산지가 가파도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고 일관적·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원산지에 대한 객관적 증거도 없이 처음 보는 A씨의 말을 믿었다는 B씨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 등을 그 이유였다.

재판부는 "약식명령 고지 후 참작할 만한 사정에 변화가 없고, 피고인들의 전과 관계와 범행 가담 정도, 수익 등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액이 적정하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