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지인 채용 해명에..장제원 "거친 표현 삼가야" 權 "겸허히 수용"

정성원 2022. 7. 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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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張 "權, 집권여당 대표 막중한 책임" 우려 표명
"거친 표현 삼가야"…尹 인사 공정성 훼손 우려
權 압박 발언…張, 인사 좌지우지 오해 소지 불쾌
민들레·당대표 직무대행 체제 등 갈등설 제기
權 "張 지적 겸허히 수용…열린 마음으로 경청"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친윤계 핵심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18일 '권성동 직무대행 지인의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 해명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 불화설을 잠재운 지 사흘 만이다.

장 의원이 자신에게 채용을 압박했다는 권 직무대행의 발언에 "거친 표현을 삼가하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에 권 의원은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확전을 자제했다. 하지만 '영원한 형제'라 지칭되는 두 사람 간 갈등의 불씨는 사라지지 않아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권 직무대행을 향해 "국민들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며 "권 대행은 이제 집권여당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다'(A brother is a brother)라며 우애를 강조해 온 장 의원이 권 직무대행을 공개적으로 직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찬을 통해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둘러싼 갈등설을 봉합한 지 사흘 만이기도 하다.

발단이 된 것은 권 직무대행의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 해명이다. 권 직무대행은 지난 15일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인 9급 행정요원 우모씨가 지인 아들이라는 보도에 대해 "내가 추천했다. 최저임금 받고. 방학 때 우리 사무실 와서 자원봉사도 하고 선대위 쪽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더 크게 불거진 건 다음 해명이었다. 그는 "나중에 장 의원에게 물었더니 대통령실에 안 넣었다고 해서 내가 좀 뭐라고 했다. 막 좀 넣어달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자리가 없다고 했다"며 "그래도 7급에 넣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고 덧붙였다.

또 "내가 더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며 장 의원에게 아쉬움을 표시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5. photo@newsis.com

이에 장 의원은 이날 SNS에서 "말씀이 무척 거칠다"며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등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또 "7급을 부탁했으나 9급이 됐다는 것도 저는 기억에 없으며 우씨 역시 업무 능력과 이력, 선거 공헌도 등을 고려해 직급을 부여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의 추천을 통해 대통령실이 꾸려졌다.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으로서 추천자 지위고하에 전혀 개의치 않았고, 인사팀 또한 저를 믿고 소신껏 일했을 거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우선 권 직무대행의 설명이 인사 청탁을 한 것처럼 비쳐져 윤석열 정부의 공정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또 권 대행의 압박 발언은 장 의원이 대통령실 인사권을 좌지우지했다는 점으로 부각할 수도 있다는 점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권 직무대행과 장 의원은 최근 이준석 대표 중징계 이후 구성된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일부에서는 장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을 주장한다는 얘기가 퍼졌다. 여기에 장 의원이 지역구 일정을 이유로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모임뿐만 아니라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한 의원총회와 의원 공부모임에도 불참하면서 갈등설에 불을 지폈다.

권 직무대행은 이에 대해 "한번 동생은 영원한 동생", "불화로 윤석열 정부가 실패하면 둘 다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마음을 합쳐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장 의원도 SNS와 15일 오찬 회동을 통해 "평상시와 똑같다. 사담도 하고 당 진로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며 갈등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앞서 장 의원이 주도하는 친윤계 당정 의원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레>)에 대해 권 직무대행이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갈등설이 불거진 바 있다. 여기에 몇 차례 더 둘 사이에 이견과 봉합 등의 모습이 여러 차례 나타나면서 결국 둘 사이에 갈등이 지속돼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권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당내 의원들이나 당원들의 비판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듣도록 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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