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되면 공천학살".. 당권 주자들 단일화 공감대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설훈 “총선 실패땐 대선도 실패”

반명 주자 ‘어대명 흔들기’ 나서

박지현 후보등록 신청서 반려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계파 공천’은 없다”며 당 대표에 출마했지만, 당내에서는 이 의원이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대대적인 ‘공천 학살’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당권 후보들은 예비경선 전부터 ‘반명’ 단일화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흔들기에 나섰다.

당 대표에 출마한 설훈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분열이 일어난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라며 “그 분열이 심화할 것인데 총선을 어떻게 치르느냐. 총선에 실패하게 되면 대통령 선거도 실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천 학살’은 없다고 했지만) 결과는 그렇게 안 나올 가능성이 매우 강하다”며 “이 의원을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주장하는 걸 보면 ‘수박’(겉은 민주당·속은 국민의힘)들은 다 박살 내야 한다는 시각으로, 계파 공천을 넘어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당내 의원들 사이의 반명 기류를 관통하는 의제는 공천과 사법 리스크다. 설 의원은 “정치 공학적으로 볼 때 집권여당의 입장에서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게 참 좋을 것이다. 바둑에서의 꽃놀이패”라며 “우리 당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상황에서 계속 끌려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출마로 어대명 판도가 굳어지자, 비명계 당 대표 주자들의 물밑 단일화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예비 경선 전 최종 3인 안에 들 후보가 누가 되든 간에 후보가 된 사람을 열심히 밀어주자는 단일화 선언을 하자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첫 일정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김 전 대통령은 긴 세월 탄압받고 정적으로부터 공격당하면서도 결국 통합의 정신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만들어 냈다”며 거듭 ‘통합 정치’를 언급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에 당 대표 후보 등록 신청서를 냈으나 반려됐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