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국민연금도 손들었다..금리 인상기에도 KB‧하나금융 등 490만주 매도
경기 위축 우려·주가 하락 반영한 듯
증권사들도 목표주가·이익 전망치 하향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2분기(4~6월) 중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주식을 500만주 가까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KB금융(105560)의 지분 217만주를 정리했고, 하나금융지주(086790)도 271만주를 매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는 시기임에도 국민연금이 금융지주사 주식을 정리한 것은 경기 위축 우려로 인한 건전성 부담, 증권 계열사의 실적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52주 신저가를 다시 쓸 정도로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지난 2월보다는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다.
1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2분기 중 KB금융의 지분 217만7881주(지분율 0.53%)를 정리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KB금융에 대한 지분율은 8.73%에서 8.20%로 하향됐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 수는 3383만623주다.
국민연금은 하나금융지주의 지분도 매도했다. 2분기 중 271만1240주(0.79%)를 정리해 지분율이 9.19%에서 8.40%로 낮아졌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 수는 2486만6293주며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2분기 중 매도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지분 규모는 488만9121주다.
국민연금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었음에도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정리한 것은 주가 하락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경기 위축 우려가 확산하고 있고 증권시장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인해 금융지주의 증권 계열사 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대외환경 악화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5일 4만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52주 최저가인 4만3300만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KB금융은 불과 5개월 전인 지난 2월 11일 장중 6만64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5개월 만에 주가가 이렇게 급락한 것이다. 5개월간 주가 하락률은 33.6%(2만2350원)였는데 상장주식 수(4억1235만2494주)를 고려하면 시총이 9조2000억원 넘게 사라진 셈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3만3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52주 신저가인 3만32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월 17일 5만29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5개월 동안 1만9050원(36.01%)이 하락했다. 상장주식 수(2억9590만3476주)를 고려하면 5조6000억원 넘게 시총이 사라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특히 최근 들어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정부의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부채 상환유예 정책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정부는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금융부문 민생안전 과제 추진현황 및 계획’을 발표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유예, 채무탕감 등이 골자다.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에 대한 전망을 하향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19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5만8816원으로 직전 6만2563원보다 5.99% 낮아진 상태다. 하나금융지주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1개월 전 1조3400억원에서 1조2667억원으로 낮아진 상태다. KB금융도 19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가 7만5842원에서 7만2737원으로 하향됐고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1개월 전 1조9480억원에서 1조8002억원으로 낮춰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내년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라며 “민생안정을 위해 금융사들이 부채와 이자를 일부 부담하는 정부 정책이 발표된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태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많은 기술 보유…AI 흐름 타고 성과낼 것”
- 尹, 7일 ‘명태균 의혹’ 답한다... 오전 10시 기자회견
- “바쁘다 바빠” 美 대통령 맞이로 분주한 TSMC… 첫 해외 공장 완공식부터 추가 팹 계획까지
- 美서 터진 아모레 vs 中에 발목 잡힌 LG생건 '희비 교차'
- 韓 자주포·전차 열풍에 총기 동반 수출 노리는 SNT
- 30억도 넘었다 목동 55평…3개월 만에 2억 올라 거래
- ‘각하’ 결정문 뜯어보니… 민희진 대표 복귀, 법적으로 원천 봉쇄
- “AI 두뇌 가진 인간형 로봇이 몰려온다”…韓美中 휴머노이드 삼국지
- ‘1.2만 가구’ 둔촌주공 잔금대출 시중은행 참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검토
- [美대선 D-1]백악관 입성의 열쇠 7대 경합주, 조사따라 우위 바뀌며 ‘대혼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