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동 순방 마치자, 푸틴, 이란행..美·러, 중동 외교 박차

"서방국과 결별한 러, 향후 중동과 함께해야 할 것"
러·이란·튀르키예 정상회담서 핵심 의제는 '시리아'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브라임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갖는다. 2022.07.18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마치기가 무섭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튀르키예(터키), 이란 등과 3국 정상회의를 갖는다.

푸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두 번째다. 그는 지난달 29일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 차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를 방문했다. 전쟁 이전에는 지난 2월초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이 마지막이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푸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무대에서 러시아 입지를 약화시키지 않았음을 알리기 위함이며 러시아가 지난 수년간 중동에 대한 군사· 외교적 개입을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의 이란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이래 첫 중동 순방을 마친 지 불과 사흘만에 이뤄진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러시아·중국·이란 등과 맞서기 위해 이스라엘과 아랍 동맹국 결집을 시도했다.

한나 노테 오스트리아 빈 비핵화·군비축소센터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뤄볼 때 서방과 분리, 제재, 영향력 유지 등은 러시아 외교 정책에 있어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다만 "러시아는 서방과 미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이것은 돌이킬 수 없이 사라졌다. 러시아는 향후 지구 남부(중동)와 함께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적대국인 이란과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란 역시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해 러시아의 군사 및 무역의 핵심 파트너가 됐다. 그 결과 지난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할 것이라고 미 정보당국은 보고있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이란의 정상회의에 중재자로 나설 계획이다.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개전 이래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펼치며 양측 모두와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우크라이나에 무장 드론을 판매했음에도 러시아에 별다른 제재를 받고 있지 않다.

이번 러시아·이란·튀르키예 3국 정상회의에서는 시리아 내전이 핵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2011년 불거진 시리아 내전 초기 열세였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2015년 9월경 러시아 지원을 받아 다시금 우위를 차지했다.

시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자국 최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무장세력 퇴치를 명목으로 내전에 깊이 관여하면서 러시아와 가까워졌다. 이란은 같은 종파인 시아파 아사드 정권에 무기와 군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표도르 루키야노프 러시아 외교·국방정책 자문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와 이란 측에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약 10만명의 군인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와 리비아에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는 최근 몇주간 시리아에 군사 작전을 강화했고 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 근처에 공습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