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사건' 가해 남학생 구속..法 "도주·증거 인멸 우려"

준강간치사 혐의로 인하대 1학년 남학생 구속
추가 정황 확인시 준강간살인으로 죄명 변경 방침

인하대 캠퍼스에서 같은 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학년 남학생 A(20)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마치고 미추홀구 소재 인천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인하대 캠퍼스에서 같은 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세 남학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17일 준강간치사 혐의로 인하대 1년 A(20)씨를 구속했다.

앞서 고범진 인천지법 당직 판사는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준강간치사죄는 심신 상실이나 항거 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이나 추행을 한 뒤 피해자를 숨지게 했을 때 적용되며, 유죄로 인정되면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앞서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시간대 인천시 미추홀구 소재 인하대 캠퍼스에 있는 5층짜리 단과대 건물에서 지인인 20대 여성 B씨를 성폭행한 뒤 3층에서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건 당시 피해자가 숨지기 전 함께 술을 마셨으며, 범행 당시 이 건물에는 이들 외 다른 일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엔 사건 발생 당일 오전 1시30분쯤 A씨가 B씨를 부축한 채 건물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이후 오전 3시49분쯤 캠퍼스 건물 앞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의 옷을 다른 곳에 버리고 집으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범죄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다만 “B씨를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A씨는 이날 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없느냐”는 물음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경찰은 이날 A씨가 건물 3층에서 고의로 B씨를 밀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현장 실험을 했다.

경찰은 일단 A씨 진술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성이 없을 때 적용하는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추가 수사를 통해 고의로 B씨를 건물에서 떠민 정황이 확인되면 준강간살인으로 죄명을 바꿀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