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파트 300여곳 공사 중단... 입주 예정자들 대출금 상환 거부
중국 경기 침체와 코로나 사태로 자금난에 빠진 부동산 개발회사가 아파트 공사를 중단하면서 중국 전역에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분양받은 아파트에 제때 입주하지 못하게 된 사람들은 주택 대출금 상환을 거부하고 감독 당국에 몰려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이 대출금 상환을 거부하는 건설 현장이 29개 성·시에서 3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시공 지연이나 중단으로 입주하지 못하는 분양 피해자 1000여 명이 지난 14일 산시(陝西)성 시안의 은행보험감독국을 에워싸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은행이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부실 개발사에 자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은행 감독 당국의 조사를 요구했다.
이런 사태의 배경에는 부동산 개발회사에 유리한 중국의 아파트 분양 방식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건설 진행률에 따라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나눠 지급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통상 아파트가 어느 정도 지어진 시점에 분양이 이뤄지며, 구매 의향자는 은행 대출을 받아 잔금까지 부동산 개발회사에 내고 아파트 소유권을 받는다는 것이다. 중국 매체 남방주말은 “분양받은 사람들이 큰 위험 부담을 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중국에서 건축이 중단된 아파트 등 건물 면적은 5억㎡로, 전체 건축 면적(97억㎡)의 5%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서울 면적의 80% 규모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장기간 건축이 중단된 건물을 ‘끝이 안 좋은 건물’이라는 뜻에서 란웨이러우(爛尾樓)라고 부른다. 부동산 개발회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적잖은 피해자들이 공사가 중단돼 전기나 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란웨이러우에 들어가 생활하거나,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을 감수하고 은행 대출금 상환을 거부하기도 한다.
시티은행은 최근 란웨이러우 사태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중국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고의 1.4%인 5610억위안(약 109조원)에 달하는 부실 채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공상은행 등 10여 곳의 중국 국유은행은 14일 각각 성명을 내고 “부실 담보 대출은 통제 가능한 범위”라고 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기관지인 금융시보도 “관련 부처와 부동산 기업들의 노력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일부 건설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시공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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