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상승에 하청업체 부도..'가족 뿔뿔이' 입주 예정자
[앵커]
최근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건설업계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하청업체들이 부도 위기에 내몰리면서 아파트 입주가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입주만을 기다리던 분양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박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차일 피일 미뤄진 입주 예정일.
살고 있던 전세 계약마저 끝나면서 가족 넷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입주 지연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아이들한테도 뭐라고 좀 할 말도 없고. 가족이 이게 뭐예요? 다 뿔뿔이."]
60대 부부도 기약 없이 입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입주 지연 피해자 B 씨/음성변조 : "(예전 집) 살림살이는 일단 둘 곳이 없으니까 이삿짐 센터 보관을 맡겨 놓은 상태죠. 내 집이 멀쩡히 있으면서도 편하게 살 수 없다는 거. 그런 게 너무 힘들죠."]
올해 초, 입주 예정이었던 인천의 재개발 아파트 분양자들이 겪고 있는 일입니다.
소방 설비를 맡은 하청업체 부도가 결정적이었습니다.
[○○건설 대표/음성변조 : "팬데믹 때문에 현장이 한 달 정도 쉬었던 게 있었고 자재 폭등으로 인해서 우리 협력 업체 한 업체가 기업회생 들어가는 바람에…."]
부산과 경기도 부천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 대부분 시공업체가 중소건설사들입니다.
자잿값 폭등에 인건비까지 오른 상황에서 사업 진행비를 대출받아야 하는 중소 건설사들은 가파르게 오르는 금리도 무섭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건설사들이 느끼는 경기는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그만큼 더 늘고 있다는 겁니다.
[박합수/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 "중소건설사는 정기 도급계약이나 이런 것들이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자재 조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우려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도 공사비를 올려달라는 하도급 업체와의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에서도 입주 지연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김지혜
박민경 기자 (pm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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