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인사 하더니 뒤통수 맞은 바이든?..사우디 '증산 논의' 부인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름값을 잡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서 석유 생산을 늘리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어제(16일)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돌아가자마자 사우디가 석유 생산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며 바이든의 발표를 부인했습니다.
사우디가 앞으로 석유 생산을 어떻게 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백악관은 서둘러 수습하는 모습입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이 이 소식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언론인 암살의 배후로 알려진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주먹인사까지 나누며 사우디의 석유 증산을 자신했던 바이든 미 대통령.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15일 : "사우디아라비아와 현 상황의 긴급성을 공유했습니다. 오늘 회담에 근거해 앞으로 몇 주 내에 추가적인 진전 사항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우디가 이끄는 페르시아만 산유국 정상들과 만나서도 전 세계 기름값 안정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16일 :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우리는 글로벌 수요에 맞는 적절한 공급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사우디는 하루 뒤인 오늘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 석유생산 논의는 없었다며 증산 논의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석유생산은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오펙 플러스'에서 결정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파이잘 빈 파르한 알 사우드/사우디 외교장관 : "오펙 플러스는 최근 시장 상황에 분명하게 반응해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판단해 결정할 겁니다."]
'오펙 플러스'는 석유 수출기구 오펙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산유국 간 합의체로 미국의 석유 증산 요구를 사실상 러시아와 협의하겠다는 얘깁니다.
백악관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존 커비/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 : "그냥 백악관에 앉아서 전화만 건다고 해서 국익을 발전시킬 수 없습니다. 변화를 만들기 위해선 실제로 현장에 가서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나 오펙을 대변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몇 주 안에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을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이제 공은 사우디로 넘어갔습니다.
다음달 3일 예정된 '오펙 플러스' 회의에서 증산 소식이 나오지 않을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을 버리고도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최창준/자료조사:이지은
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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