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부모 양육비 지원금, 열심히 일하면 못 받는다?

최상원 2022. 7. 17. 20: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부모 아동양육비 지원사업이 시행 초기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가족부 담당자는 <한겨레> 에 "청소년 한부모 가구에는 자녀 1명당 월 35만원의 '아동양육 및 자립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청소년 부모 가구는 아직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는 시범사업 단계라서 제도상 허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이달부터 연말까지 시범운영
24살 이하에 혼인 관계 유지
월 소득 252만원 넘지 않아야
열심히 일해 기준 넘기면 탈락
돈 안 벌고 부모에 얹혀 살면 지원
여성가족부는 7월부터 연말까지 ‘청소년부모 아동양육비 지원사업’을 시범운영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아이 키우려고 열심히 일하면 지원 못 받고, 일 안 하고 빈둥거리면 지원받는다니 이상하지 않습니까?”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부모 아동양육비 지원사업이 시행 초기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생계와 자녀 양육을 도맡은 청소년 부모들이 불합리한 자격 요건 때문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한 것이다. 청소년 부모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지 못해 생긴 문제로 보인다.

경남도의 한 복지사업 담당자는 1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사업 시행 초기라 신청자는 아직 없지만 문의전화는 많이 온다. 그런데 문의하는 사람 상당수가 지원 자격이 이상하다고 불평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가족부가 애초에 사업을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 담당자로서도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도마에 오른 여가부의 ‘청소년부모 아동양육비 지원사업’은 임신·출산·양육과 학업·취업준비를 병행하느라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으로 자녀 1명당 월 20만원씩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6개월 동안 시범 운영한다. 여가부는 지원 대상자를 3천가구 정도로 추산한다.

문제는 지원 자격에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 사업의 지원 대상은 부모 모두 24살 이하(1997년 6월1일 이후 출생자)이면서, 혼인관계(사실혼 포함)를 유지하며, 실제로 자녀를 양육하는 가구다. 부부 합산 소득은 가구 중위소득(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일렬로 세웠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의 60%(3인 가구 기준 약 월 252만원)를 넘지 않아야 한다. 청소년 부모가 자신의 부모 등 다른 사람과 함께 살더라도, 청소년 부모와 자녀의 주소가 같으면 ‘독립가구’로 인정된다.

이 기준을 적용할 때 자녀 양육 등 생계를 꾸리기 위해 열심히 일해서 월 252만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청소년 부모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도 부모 등의 도움 덕에 어려움 없이 가계를 꾸려가는 청소년 부모는 ‘중위소득 60% 이하’라는 이유로 지원을 받는다. 심지어 부모 집에 얹혀살며 사실상 양육까지 부모에게 떠넘긴 청소년 부모도 자녀를 양육하는 것으로 인정돼 지원받을 수 있다.

여성가족부 담당자는 <한겨레>에 “청소년 한부모 가구에는 자녀 1명당 월 35만원의 ‘아동양육 및 자립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청소년 부모 가구는 아직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는 시범사업 단계라서 제도상 허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청소년 부모 실태조사도 함께 벌여 내년 본사업 시작 전에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동양육비 지원받기를 희망하는 청소년 부모는 거주지 읍·면사무소나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지원 대상자로 결정되면 신청한 달부터 매달 신청자의 지정계좌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