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부메랑에..2030, 부모품으로 돌아갔다
40대 이하 30% "부모와 동거"
대출금리 오르고 물가 치솟고
독립이후 생활비 부담 커진탓
코인·주식 빚투 열풍도 한몫
20대 대출액 1년새 12% 늘어
◆ 불황이 바꾼 세대 풍경 ◆
올해 들어 자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모의 경제력에 기대는 MZ세대(1980~2000년대생)가 늘어나고 있다. 주식과 코인처럼 고위험 자산에 투자한 젊은층이 대출금리와 물가 인상에 시달리면서 캥거루족으로 복귀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40대 이하 성인 남녀 가운데 29.9%는 부모와 동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혼인하지 않은 경우 캥거루족 비율이 더욱 높았는데, 이 연령대 비혼 성인 남녀 중 64.1%가 부모와 동거하고 있었다. 60대 이상 가구주와 자녀가 함께 사는 비중은 2011년 33.4%에서 2019년 29.3%까지 떨어졌지만 2021년 30.3%로 다시 증가했다. 그만큼 청년층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이례적으로 부모와 동거하는 가구가 최근 늘고 있다는 의미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성인이 된 뒤 부모와 동거가 지속되고 비동거 부모에게 계속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은 심화된 연구를 통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생활물가가 급등하면서 다시 부모의 경제적 우산 속으로 들어오는 MZ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직장인 박 모씨(30)는 "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구해 독립했는데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부모님 집으로 가려고 한다"며 "물가도 많이 상승하면서 소비를 줄였는데도 생활비가 부족해 부모님과 살면서 비용을 절약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투자로 빚더미에 앉은 MZ세대가 늘어난 것도 캥거루족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30대 이하 청년층의 카드 리볼빙 금액은 2017년 말 기준 1조8713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말 2조2720억원까지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기간에 카드값으로 연명하다가 결국 '빚의 늪'에 빠진 청년들이 급증한 결과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20대 이하 청년층의 가계대출 총액은 95조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이는 다른 연령대와 달리 30대 이하 젊은층이 주식과 코인에 대거 투자한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결과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투자자 가운데 20·30대 비중은 62.4%에 달했다. 전체 투자자 10명 중 6명이 MZ세대였던 셈이다. 이는 지난해 조사된 49% 대비 13.4%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가 급격히 오르자 독립을 포기하고 캥거루족을 자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캥거루족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펼쳐졌던 양적 완화의 후유증을 젊은층이 직격으로 맞았기 때문"이라며 "경제 활력을 높이지 못하면 청년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부모 세대가 지는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 캥거루족 : 성인이 된 뒤에도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층을 말한다. 정신적으로 독립심이 부족하단 의미도 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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